중국이 코로나19 방역 및 감염자 추적을 위해 운용했던 QR코드 스캔 방식의 '건강 코드' /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및 감염자 추적을 위해 운용했던 QR코드 스캔 방식의 '건강 코드' / 사진=연합뉴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일명 '건강 코드'로 불리는 QR코드가 다시 등장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쓰촨성과 광둥성 정부는 지난 1일부터 건강 코드를 부활시켰다. 이 코드는 개인의 질환 감염 여부,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기 및 음성 여부, 이동 장소 등 건강 기록이 담긴 QR코드다. 중국은 코로나19 펜데믹 방역을 위해 해당 코드를 사용하다가 지난해 12월 고강도 방역 정책 중단과 함께 폐기했다.

현재 중국에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린 어린이 환자가 늘면서 현지 병원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 등 호흡기 질환이 심각한 수준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두 달에 걸쳐 저장성 취저우에 위치한 병원에서 폐렴 진단을 받은 어린이 숫자가 작년 대비 17.8배 폭증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RFA에 따르면 건강 코드 부활을 처음 보도한 중국 '정단신문' 기사는 온라인판에서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RFA는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자 당국에서 건강 코드가 부활했다는 주장에 대한 기사를 검열 중"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돌아올 수 있다는 대중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QR코드의 부활로 중국 주변국은 촉각을 곤두세운 상태다. 지난 24일 인도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인도는 공공보건 비상사태와 같은 경우로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4일 국내 대한아동병원협회도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 손 씻기 등 (방역을) 개인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유행을 대비한 정부 차원의 사전 대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