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연합 비례정당’ 창당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군소 정당과의 연대를 꾀한다는 점에서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비례정당 창당을 준비하는 곳에서 민주당과 함께하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어떤 형태든 연합 비례정당을 만들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비슷한 형태의 야권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위성정당 반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당에서 공식적으로 합의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는 서영교 최고위원의 지난 1일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위성정당을 막는 게 실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의원도 많다”며 “현 제도 내에서 민주당이 지역과 미래를 위한 중심 정당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상당수 의원이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연합 비례정당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이를 둘러싼 당내 진통이 커질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 의원 75명은 지난달 28일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 요건을 강화해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공동 발의자인 이탄희 의원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것은 국민이 선택한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당 지도부의 용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