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 등을 3조4474억원(약 26억달러)어치 수출하는 ‘2차 실행계획’을 폴란드 군비청과 맺었다고 4일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폴란드 정부와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K-9 212문, 천무 218대를 수출하기로 1차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K-9의 남은 계약 물량(460문) 중 일부인 152문을 금융계약 체결 등의 조건으로 2027년까지 순차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자주포용 155㎜ 탄약을 공급한다. 또 K-9 유지·보수를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등 종합군수지원 패키지를 제공한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2차 계약을 맺을 계획이었지만, 수출입은행의 정책 금융 한도가 차면서 협상이 늦어졌다. 지난달 국내 5대 시중은행이 방위산업계에 금융지원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다만 이번 2차 실행계획에서도 잔여 물량을 모두 계약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10월 폴란드 총선에서 야권 연합이 과반을 확보해 정권이 교체되면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폴란드 군비청 등이 새 정권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최소 물량만 주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폴란드 야권 연합이 현 정부의 무기 구매 예산에 대해 과도한 지출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한국과의 방산 계약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수출하기로 한 K-2 전차의 남은 물량(820대)에 대해 2차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