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흉기 피살' 용의자, IS에 충성 맹세"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2일(현지시간) 밤 흉기를 휘둘러 독일인 관광객을 사망케 한 20대 프랑스 국적의 남성이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프랑수아 리카르 대테러 검찰 검사는 3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가 범행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동영상을 올렸으며, 이 영상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말했다.

리카르 검사에 따르면 용의자인 아르망(26)은 이 영상에서 아랍어로 자신을 IS의 전사라고 소개하며, 아프리카와 이라크, 시리아, 예멘, 파키스탄 등에서 활동하는 지하디스트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이 계정은 10월 초 개설됐으며,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전반에 관한 수많은 글이 게시돼 있었다고 한다.

아르망은 이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모는 이슬람교를 믿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망은 18세가 되던 2015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빠르게 지하드 이데올로기에 빠져들었고, 특히 IS가 유포한 동영상과 선전 문서를 광범위하게 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리카르 검사는 설명했다.

리카르 검사는 아울러 아르망이 그간 프랑스 내에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용의자들과 SNS상에서 일부 교류를 하긴 했지만, 이들의 범행과는 연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르망은 그러나 2016년 이라크-시리아 지역의 IS에 합류하기로 하고 실제 테러 계획을 세웠으며, 이 일로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아 4년을 복역했다.

리카르 검사는 아르망이 2020년 3월 석방된 뒤 올해 4월 26일까지 보호 관찰 대상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신과 치료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리카르 검사는 아르망의 모친이 지난 10월 말 아들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당시 그를 새로 기소할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아르망은 결국 전날 밤 파리 15구 에펠탑 인근에서 필리핀과 독일 이중 국적의 관광객(23)을 둔기로 두 차례, 흉기로 네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길에도 행인 두 명에게 둔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다행히 이들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사 당국은 아르망의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가족 3명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번 흉기 사건의 배경이 이슬람 극단주의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프랑스 내 이슬람위원회는 성명을 내 "극우 단체는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무슬림 공동체를 낙인찍는 데에 악용할 것"이라며 프랑스 내 무슬림 사회에 각별히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자국민이 사망한 독일 정부는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 "이번 일에 충격받았다"면서 "우리가 증오와 테러에 단호히 반대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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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