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부 배당 결정은 언급 부적절…사형제 폐지 시기상조" "시급한 과제는 '재판지연'…무분별한 탄핵 논의, 사법부 독립 약화" '보수성향' 분류에 "법원,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않아야"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을 법원이 합의부에 배당한 과정과 관련해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사형제도 폐지는 이른 면이 있지만 사형 집행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3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888쪽 분량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이 대표 사건 배당과 관련한 질의에 "사건의 특성 등을 종합했을 때 배당 주관자가 이를 재정 결정부에 회부한 것 자체에는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협의 사건을 재정결정부에 회부한 후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일각에선 비교적 단순한 혐의인 위증교사 사건을 합의부에 배당함으로써 재판 지연을 노리는 이 대표 측의 편을 들어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조 후보자는 "해당 사건은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제12조에 따라 사건배당 확정 전 재정합의 결정을 통해 합의부에서 심판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결정부에서 이 사건을 합의부에서 심판하기로 결정한 것은 독립된 재판에 해당하므로, 결정 당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사형제도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은 여전히 이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극히 잔혹하면서도 반인륜적인 범죄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국민의 법 감정이나 사형제도가 가지는 응보형으로서 상징성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70%에 가까운 국민이 사형제도의 존치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형집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형제 존치 여부에 대한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 등을 감안할 때 국가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등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데 필요한 핵심 내용을 모두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일각에서 자신을 보수 성향으로 분류하는 데 대해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려했다"며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해결하는 법원은 보수나 진보라는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대법원장도 지명하기 위해 정년을 3년 6개월 앞둔 자신을 지명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그런 의도로 지명권을 행사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조 후보자는 사법부에서 가장 시급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재판 지연'을 꼽았다.
그는 "근본적으론 사건의 난도가 높아지고 재판의 충실성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는데도 법관이 충분치 않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결국 법원이 사건을 많이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관 개인에 대한 '신상 털기' 식 공격이 빈번해지는 상황에 대해선 "특정한 이념이나 이해관계에 기초해 합리적 이유 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하는 사회 일각의 분위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관이나 검사 탄핵에 대한 질의에는 "법관에 대한 무분별한 탄핵 논의는 자칫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중앙지법 박병곤 판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서는 "법관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놓이거나 향후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외관을 만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며 "해당 법관에 대해서는 엄중한 주의 촉구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수사 밀행성도 신속성도 중요한 가치이므로 이를 해하지 않는 제도 운용 방안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제도의 도입은 대법원 규칙보다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으므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현행 구속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하되 전자장치 부착, 피해자 접근금지, 차량 운행 금지 등 조건을 부과한다면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2차 피해 방지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관 증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지만 하나의 전원합의체를 유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고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상고이유서 원심법원 제출제도 도입 등 상고심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벌목이 엄격하게 제한된 무등산 국립공원에서 무단으로 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이 벌어졌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북구는 지난 12일 화암동 화암마을과 주변 도로를 잇는 작은 농로 주변에 있던 나무를 벌목했다. 이는 나무가 고사하거나 기울어져 비·바람에 넘어질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이 마을은 허가 없이는 벌목이 불가능한 무등산 국립공원 내에 있어 북구는 나무 12그루를 특정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벌목 허가를 받았다. 현행법상 국립공원에서 무단 벌목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그러나 구청으로부터 사업을 수주한 민간 업체는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이 “재해 위험이 있는 나무가 또 있다”며 추가 벌목을 요구하자 허가받지 않은 나무까지 베어냈다. 해당 업체는 추가로 베어낸 나무가 6그루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30그루 이상 불법 벌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주장이다.마을 주민들은 무단 벌목에 분통을 터트렸다. 고사한 나무를 제거해달라는 일부 마을 주민 요청으로 이뤄졌으나 벌목 허가를 받지 않은 멀쩡한 나무들까지 잘려 나가 사업 발주처인 광주 북구청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주민 A씨는 연합뉴스에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100년 넘은 나무까지 잘라버렸고 재해 위험이 없어 보이는 멀쩡한 나무까지 베어졌다”고 했다. 다른 주민 B씨는 "나무가 사라지면 사유지 접근성이 좋아지는 일부가 개인적 이익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북구는 무단 벌목 범위와 잘려 나간 나무의
내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원서를 낸 의대생들이 전체의 10%를 조금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생들의 집단 보이콧이 현실화해 내년 신규 의사 배출이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전날(26일) 오후 6시까지 의사 국시 실기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364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000여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을 더한 3200여명이 응시 대상 인원이었다. 이 가운데 11.4%가량만 지원한 것이다. 특히 의대생 중에서는 전체의 5%에 불과한 159명만 원서를 냈다.이는 예견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21일 의사 국시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2903명)의 95.52%(2773명)가 국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의대생들이 수업 거부에 이어 국시마저도 외면함에 따라 내년에 배출될 의사가 극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3000명가량의 의사가 배출되던 예년과 달리 신규 의사 공급이 뚝 끊길 것이라는 우려다.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증원 계획을 밝힌 지난 2월부터 이미 증원이 확정된 지금까지도 증원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의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16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 차량 운전자의 신발에서 결정적인 흔적이 발견됐다.27일 경찰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 당시 운전자 차모 씨의 신발을 감식한 결과, 액셀 페달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신발 밑창에 가속기 페달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던 것과는 달리, 브레이크 페달 자국은 없었다.국과수의 분석에 따르면 아무리 세게 밟는다고 해도, 신발 밑창에 쉽게 자국이 남지는 않는다.하지만 액셀을 세게 밟은 상태에서 사고 등 강한 충격이 순간적으로 가해졌을 때 마찰이 생겨 흔적이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충돌 직전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앞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또 국과수는 사고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100km 이상 올라간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자 과실로 보고 있다.반면 차 씨는 급발진이 사고 원인이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범죄 중대성을 고려해 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