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 시장에서 소비자가 과일 매대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 시장에서 소비자가 과일 매대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
겨울철 제철 과일인 딸기와 감귤이 작황 부진으로 모두 작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여름 이상기후가 겨울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복숭아, 가을철 사과·배·단감에 이어 겨울철 감귤과 딸기까지 이상기후의 영향이 일 년 내내 계속되고 있다.

1일 농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가락시장에서 감귤(특등급) 5㎏은 2만3199원에 거래됐다. 작년 같은 날(1만9135원)보다 21.2% 오른 가격이다. 소매시장에서 노지 감귤 10개는 전날 3538원에 팔리며 작년보다 13.5% 비싸진 것으로 집계됐다.
등급별 가락시장 감귤(5kg) 도매가격(자료=aT)
등급별 가락시장 감귤(5kg) 도매가격(자료=aT)
여름철 악천후로 감귤이 제대로 크지 못하면서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노지 감귤 생육기인 여름철에 긴 장마와 일조량 부족으로 병충해가 발생했고, 과실이 쩍 벌어지는 ‘열과’ 피해도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감귤나무는 한 그루당 열릴 수 있는 열매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올겨울에는 현재 시세 수준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딸기 작황도 감귤 가격에 영향을 줬다. 딸기(특등급)는 이날 가락시장에서 2kg에 6만8560원에 거래됐다. 1년 전 가격(4만2215원)보다 62.4% 올랐다. 딸기 역시 여름철 폭우와 폭염이 반복돼 정식 시기를 늦추면서 출하 물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하우스 딸기 재배 과정에서 난방 비용까지 추가되면 한겨울에 딸기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전라북도의 한 딸기 농장에서 농장주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사진=뉴스1/사진과 본문 내용은 무관함)
전라북도의 한 딸기 농장에서 농장주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사진=뉴스1/사진과 본문 내용은 무관함)
한 대형마트 과일 담당 바이어는 “소비자들은 딸기가 비싸면 대체재로 감귤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감귤작황마저 평년 대비 좋지 않아, 늘어난 감귤 수요에 감귤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한편 채소류는 도매가격이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인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이 집계 중인 채소류 20개 품목 중 15개는 한 달 전보다 가격이 내려갔다. 양배추의 경우 추석 이후 지속해서 도매가격이 하락해 전날 ㎏당 462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54.5% 저렴해졌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양배추 주산지인 전라남도와 제주도에 최근 두 달간 일조량 좋은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작황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