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챈 굿노트 창업자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임대철 기자
스티븐 챈 굿노트 창업자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임대철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숙제를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학교는 새로운 평가방식을 마련해야합니다.”

글로벌 필기앱 1위 기업인 굿노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챈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숙제, 강의에서 AI를 쓰는 것이 당연시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AI를 활용해야 하는 만큼 이를 이용해 어떻게 학습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는 뜻이다. AI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게 하고, 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챈 CEO는 강조했다.

그는 “시험을 볼때도 생성형 AI를 활용한다는 것을 전제해서 문제를 내고, 평가하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에는 고득점이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평가 요소를 다각화, 다변화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굿노트는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에 필수로 들어가는 필수앱으로 전세계 25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2011년 창업 이후로 늘 흑자를 내고 있어 한번도 투자를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필기앱으로 시작한 굿노트는 에듀테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 챈 CEO가 한국에 방문한 것도 EBS와 협약을 발표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는 EBS교재를 굿노트 앱 안에서 사서, 바로 필기도 하면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굿노트의 AI기반 필기 기술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AI가 손 필기를 인식해 틀린 철자를 수정해주고, 수학 문제를 풀 때 수식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굿노트는 YBM과도 협업하기로 했다. 토익, 토플과 같은 성인 영어 교재도 내년부터 굿노트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에듀테크로 확장하면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만큼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챈 CEO는 “한국은 굿노트 매출에서 톱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곳”이라며 “한국은 교육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정부의 AI교과서 도입도 굿노트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챈 CEO는 “AI교과서 진출하겠다고 확인해줄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현재 한국 기업들과 관련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AI 교과서 관련 개인정보 보호 등 교육부 가이드라인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굿노트는 이미 영국, 홍콩에서는 공립학교에서 수업, 맞춤형 교육 등에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2025학년도 도입하려고 하는 디지털 AI교과서와 비슷한 콘셉트다. 챈 CEO는 “교사가 수업 자료를 앱에서 전달하고, 숙제를 내주고, 검사도 앱에서 할 수 있다”며 “AI기술을 활용해 학생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술력 높은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초 한국 스타트업인 누트컴퍼니에 25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이번 달에는 원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트로우’를 운영하는 드랍더비트를 인수했다. 챈 CEO는 “트로우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팁스(TIPS)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으로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라며 “굿노트는 트로우의 AI 기반 기술력을 확보해, AI 필기 기술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