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윤석열 정부의 ‘대러 정책’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성공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정부 비판을 위해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 호전까지 윤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제공한 원인은 우리 정부의 적대 정책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윤석열 정부의 ‘적대적 대러 정책’에 대응해 북한에 정찰위성 기술을 제공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러시아의 도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하지하책이고 전쟁이 필요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상지상책”이라며 “전쟁 위험을 높이는 무책임한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 국가와 우호적으로 지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제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논리적 비약”이라고 진단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9월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협력관계를 복원하기 시작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전쟁 물자를 요청하기 위해 기술 지원을 지렛대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국가 안보를 담보로 궤변을 늘어놓는다고 맞섰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보다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민주당이 북한을 대변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 대표는 뜬금없고 철 지난 ‘북풍설’을 제기하는가 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쟁 공포를 조장하며 국민 안위마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