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격화 양상…이스라엘군 10만명 주둔중·탱크·장갑차 거리 점령
"치명적 공격 한방이면 헤즈볼라와의 새로운 전쟁 시작될 것"
"헤즈볼라도 해치워라" 들끓는 요구에 이스라엘 북부도 '전운'
이스라엘이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남부 레바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도 "헤즈볼라를 제거하라"는 요구가 들끓으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헤즈볼라의 공격에 노출된 북부 지역은 '제2의 전선'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과 접한 북부 지역에 10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주둔시킨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북부 국경 도시와 마을은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군 야영지로 변했고, 거리에는 탱크와 장갑차가 주차돼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남부에서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후 북부 국경 지대에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산발적인 충돌을 겪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당시 헤즈볼라 등 동맹 세력에 공격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남부 지역을 기습 공격해 벌인 폭력행위를 헤즈볼라가 북부에서 똑같이 벌일 수 있다고 걱정해왔다.

이런 우려에 이미 수만명이 안전한 지역으로 피란한 상태다.

이들은 헤즈볼라의 위협이 사라지기 전에는 전투를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헤즈볼라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것을 요구하는 군 내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현재는 확전 요청을 무시하고 있으나, 군 당국자들은 헤즈볼라의 치명적인 공격 한방이면 새로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그간 로켓, 박격포,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고, 이스라엘은 공습과 포병 사격으로 대응해왔다.

전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기지에 미사일 4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 언론은 이 공격으로 인해 군이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교전으로 지난달에는 헤즈볼라 전사 70명 이상과 레바논 민간인 10명이 숨졌고, 이스라엘 측에서도 군인 7명을 포함해 10명이 국경에서 사망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헤즈볼라가 정확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수백 발의 미사일을 포함해 15만발 이상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또 헤즈볼라가 하루에 3천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이는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국경 지역 관리들은 군인 10만명이 국경에 주둔한 것으로 파악하지만, 이스라엘군은 병력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와 전쟁을 시작한다면 레바논 지역에서는 가자지구를 넘어서는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무력 충돌했을 당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1천1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당시 이스라엘 미사일은 가자지구보다 인구가 많은 도시인 베이루트 내 헤즈볼라 통제지역 대부분을 파괴했다.

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남부 레바논에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2만3천명 이상이 짐을 싸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