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부진한 3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새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입 기대에 더해 조건부허가 상태이던 희귀병 치료제 헌터라제의 정식 허가 소식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몰렸다.

녹십자는 지난 17일 8.87% 급등한 11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억9300만원과 25억9800만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헌터라제가 정식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4일 헌터라제의 허가를 정식으로 변경 승인했다.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은 지 11년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정식 승인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녹십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었다. 녹십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328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351억원보다 6.55% 적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156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이 중 1%의 점유율만 차지해도 녹십자의 이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