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스마트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차원의 특별 이니셔티브 추진을 제안했다.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움직임을 경고하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세션1 연설에서 “청정에너지 이용 확대와 함께 친환경 이동수단 전환은 기후 변화 대응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스마트모빌리티 확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소개하면서 “회원국 전반으로 스마트모빌리티가 확산되도록 APEC 차원에서 특별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해서는 원전과 수소 등 무탄소(carbon-free)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는 ‘CF연합’을 통한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무탄소 에너지 활용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며 “APEC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태 지역 기후 변화를 감시하기 위한 APEC 기후센터가 부산에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부산은 아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기후 위기를 비롯한 당면 솔루션을 모색하는 연대와 협력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페루 칠레 베트남 등의 정상과 회담하고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했다.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인 칠레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핵심 광물 파트너십’ 구축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공식만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국빈방문 당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것을 정상들에게 소개했다. 영화배우 겸 가수 대런 크리스는 피아노와 기타를 곁들여 만찬 공연을 한 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샌프란시스코=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