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속 디지털안내사로 일하는 손재민 씨(오른쪽)가 종로 탑골공원에서 황우연 씨에게 와이파이 이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소속 디지털안내사로 일하는 손재민 씨(오른쪽)가 종로 탑골공원에서 황우연 씨에게 와이파이 이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시 제공
“어르신, 여기서도 와이파이가 잡힙니다. 여기 부채 모양 뜬 거 보이시죠? 이제 연결된 거예요.”

서울시의 디지털안내사로 일하는 손재민 씨(26)가 지난 10일 종로 탑골공원에서 만난 황우연 씨(60)에게 다가가 말을 붙였다. 황씨는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서 못 썼다”며 “지하철 안에서도 되느냐”고 물었다. 손씨는 “장소를 옮기면 와이파이를 다시 연결해야 하지만,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머물 때는 와이파이가 데이터요금이 나오지 않아 유리하다”고 안내했다.

손씨는 서울시 ‘동행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안내사로 채용돼 활동하고 있다. 동행일자리의 옛 이름은 ‘공공근로’다. 2020년부터 ‘안심일자리’로 불렸고, 올해 다시 ‘동행일자리’로 명칭을 바꿨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지원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손씨처럼 잠시 사회활동 경험을 쌓고 다른 사람을 돕는 데 보람을 느끼려는 젊은이들도 동행일자리 사업에 손을 든다.

동행일자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디지털안내사(150명) 외에도 취약계층이 살고 있는 낡은 집의 유리에 단열재를 시공하는 에너지 서울 동행단(150명), 서울지하철 안전요원(820명),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종로 위기가구 돌봄단(45명) 등으로 일할 수 있다. 하루 6시간씩 주 5일로 반기(5개월20일) 동안 일한다. 지원자가 많다 보니 한 번 사업에 참여한 경우 2년 뒤 다시 참여할 수 있다.

내년도 상반기에도 456개 일자리가 운영될 예정이다. 신청은 다음달 1일까지 주소지 동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일반사업과 청년사업으로 나뉘며 청년사업은 내년 1월 11일 기준 만 18~39세인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내년도 임금은 하루 6만원이다. 주휴·연차수당과 식비는 따로 지급된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는 지하철 내 안전요원의 역할이 커졌다. 무리하게 지하철에 타려는 사람을 제지하거나 환승 구간에서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안내하는 일이다. 출근시간대는 시청역과 종로3가역 등 인파가 몰리는 역에서, 퇴근시간대는 전 역사에서 2인1조로 근무한다. 서울시는 해마다 예산에 따라 1만여 개 동행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