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이 또 하나의 명반을 들고 돌아왔다.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은 13일 오후 6시 정규 3집 '칠 킬(Chill Kill)'을 발매했다.

레드벨벳의 정규 앨범은 무려 6년 만이다. 이번 앨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다양한 매력의 총 10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칠 킬'은 과감한 베이스 무빙과 스트링 선율, 화려하고 몽환적인 신스와 벨 사운드를 중심으로 곡명만큼 극적이고 변칙적인 조화를 이루며 유니크하게 전개되는 팝 댄스곡이다.

'칠 킬'은 '고요함을 깨뜨리는 사건이나 존재'라는 의미를 담아 새롭게 만든 타이틀이다. 가사는 갑작스레 등장한 '칠 킬'로 인해 나의 세계가 뒤바뀌어 버린 연애의 서사를 표현했다. 고요했던 삶이 불완전해진 비극 속에서도 상대를 갈구하며 희망을 노래한다는 '양면성'의 특징을 드러낸다. '밝은 비극'이 주는 감정선을 따라 변화하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Don't think about tomorrow
(Yoo hoo!)
넌 끝없이 반짝여
변할 거야 이제서야
눈물이 흘러 그 얼음을 녹여

Don't think about tomorrow
Forget about your sorrow
변할 거야 너는 날 못 떠나
눈물이 흘러 그 얼음을 녹여

Don't think about tomorrow
(What a Chill Kill I know you will)
넌 끝없이 반짝여
(Bring me lightning like a winner)
변할 거야 난 이제야
그룹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비극과 희망이라는 양면성은 레드벨벳만이 지닌 개성을 극대화하는 장치다. 곡 전체적으로 봐도 몽환적이고 차가운 느낌으로 시작해 굉장히 밝고 벅찬 기운으로 끝맺는데,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봐도 벌스와 브릿지·코러스가 주는 분위기가 극적으로 다르고 새로워 듣는 재미가 배가된다.

감각적인 리듬과 멜로디 안에서 차곡차곡 전개를 쌓아 올리다 끝내 '벅찬 감정'을 주는 건 어느새 레드벨벳의 시그니처가 됐다. '칠 킬' 또한 이러한 장점이 두드러지는데 가사가 큰 역할을 한다. 레드벨벳의 개성 있는 콘셉트와 잘 어우러지는 게 바로 독창적 가사인데, '칠 킬'에서도 '칠 킬의 등장 마치 썬더', '달콤해진 오류', '불완전의 찬미', '차갑던 밤을 데우자' 등의 가사가 콕콕 귀에 박힌다.

데뷔 때부터 레드, 벨벳 콘셉트를 나눠서 선보였던 레드벨벳은 최근 몇 년 사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은 듯한 독창적인 무드로 한층 진화한 모습을 자랑했다. 이번 역시 완벽한 레드, 벨벳의 조화를 펼쳐 보인다. 더 이상의 콘셉트 구분은 무의미한, 온전한 '레드벨벳' 그 자체를 다시금 증명해낸 '칠 킬'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