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구소 "카카오페이 사례와 유사한 경우 다수 존재"
"상장사 임원, 스톡옵션 행사 한달 만에 매각…차익실현에 매몰"
국내 상장사 임원들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후 단기간 내 매각하는 패턴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장기 기업가치 개선이라는 스톡옵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민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은 13일 보고서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내 상장 기업 임원의 스톡옵션 행사 동향을 분석한 결과 상장 후 6개월 이내 스톡옵션을 행사한 후 매각한 사례는 33건, 상장 후 1년 이내 행사 후 매각한 경우는 총 70건"이라며 "카카오페이 사례처럼 스톡옵션 행사 후 빠른 시일 내 매각하는 사례가 국내에서 상당히 보편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스톡옵션 행사일과 매각일 간격은 38일로 행사 후에 한 달 정도 지나 매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기업 임원진의 스톡옵션 부여부터 행사까지의 간격이 짧은 편인데 행사 후 매각까지의 간격도 짧다는 것은 전체 주식 보유 기간이 길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창민 부소장은 "이는 임원진이 단기 차익실현에만 매몰돼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식 장기보유를 통한 중장기 기업가치 개선이라는 스톡옵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 사례처럼 스톡옵션 행사 후 빠른 시일 내 대규모 전량 매각하는 사례도 상당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톡옵션 행사 후 1개월 이내 3만주 이상을 전량 매각한 사례는 20건에 달했으며, 평균 매각 물량은 약 10만주로 전체 평균 매각 물량(1만7천주)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부소장은 "주식 관련 보상은 경영진의 이해관계를 주주 이해관계와 일치시킨다는 점에서 취지 자체는 좋으나, 기업 자체적으로 계약조건을 정교하게 조성하지 않고 정책당국이 적절하게 규율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의 경우 경영진 보수구조에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한 달여 만에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먹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