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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7년 된 낡은 규제 탓에 한·사우디 경협 상징 차질 빚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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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적 경제협력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가 현장 인력난을 메워줄 외국인 근로자를 확보하지 못해 차질을 빚을 상황에 부닥쳤다는 한경 보도다. 석유화학 플랜트를 국가보안시설로 분류한 17년 전의 ‘낡은 규제’가 외국인 고용을 막고 있는 탓인데, 이를 해결해야 할 정부 부처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샤힌 프로젝트는 아람코 자회사인 에쓰오일이 약 9조2500억원을 투입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2026년 6월까지 건설하는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 사업이다. 작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방한에 맞춰 투자가 결정됐고, 올 3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해 적극 지원 의지를 밝혔다.

    현장에선 지금 토목공사가 한창이지만, 하루 평균 최대 1만7000명이 투입돼 내년 상반기 본격 시작할 플랜트 시설 본공사는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플랜트는 2007년부터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돼 외국인 근로자 채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시 산업연수생 제도 대신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내국인 일자리 보호와 기술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외국인 고용을 막아야 한다’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측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만성적 인력난을 겪어온 플랜트업계는 외국인 고용이 활발한 조선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채용 허가를 요구해왔다. 기술 유출 우려는 기우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외국인 단순 노무 인력이 기술을 빼가긴 어렵고, 2007년 이전 플랜트 현장에서도 외국인들의 기술 유출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한국과 사우디 경협의 상징이다. 규제 때문에 사업에 차질이 생겨선 곤란하다. 정부는 이달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열릴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플랜트 부문 인력난을 해소할 대책을 서둘러 내놓기 바란다. 외국인 채용이 허용되더라도 실제 투입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양국은 정상 상호 방문을 통해 샤힌 프로젝트를 비롯해 77개 프로젝트(약 60조원)에 대한 협약 등을 체결할 정도로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서고 있다. 양해각서(MOU)만 체결하고 흐지부지되는 일이 잦았던 지난 정부들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실질 성과를 낼 후속 조치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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