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수요 우려 속 '사상 최대 실적' 낸 클래시스, 성장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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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신흥시장 덕에 수요 둔화 우려 극복
소모품 부진, 장비 판매 호조 따른 일시적 현상
고평가 부담 있지만…증권가선 “성장성‧이익률 모두 우수”
클래시스 홈페이지 캡처.
클래시스 홈페이지 캡처.
하락장이 펼쳐지며 한동안 눌려 있던 미용의료기기 제조업체 클래시스의 주가가 3분기 호실적을 계기로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신흥시장에서의 장비 판매를 바탕으로 미용의료기기의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성장성을 증명한 덕입니다. 다만 주가 수준이 과거 평균이나 글로벌 경쟁사들 대비 고평가 영역에 있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신제품‧신흥시장 둥력으로 고성장세 유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클래시스는 0.67% 오른 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직전 거래일인 8일에 9.24%나 급등한 이튿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겁니다.

이번 상승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클래시스 주가는 두달 가까이 짓눌려 있었습니다. 9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급락장이 이어졌고,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1위 기업 인모드가 기대 이하의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탓에 이달 초의 반등장에서도 횡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마켓PRO] 수요 우려 속 '사상 최대 실적' 낸 클래시스, 성장 계속될까?
하지만 클래시스의 3분기 실적은 매출 482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와 41%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실적 발표 직전에 집계돼 있던 컨센서스(229억원)를 7.86% 웃돌았습니다.

세계 1위 기업의 부진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부상했는데도, 클래시스가 성장세를 이어간 동력은 신제품과 신흥시장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작년 론칭한 고주파(RF) 미용기기 ‘볼뉴머’가 가세하면서 장비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두배로 늘었습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피부미용 시술은 대부분 복합 형태로 마케팅된다”며 “이전까지 클래시스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장비 ‘슈링크’만 취급했지만, RF 장비인 볼뉴머의 론칭으로 클래시스 제품만으로 결합시술(볼링크=볼뉴머+슈링크)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장비가 많이 팔려 나갔습니다. 특히 브라질과 태국 시장이 돋보인다는 평가입니다. 브라질에서의 장비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37억원입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은 한국 대비 잠재 고객이 3배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시장 규모는 한국의 절반”이라며 “올해 장비 설치대수가 3000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기타국가 중에서) 단기적으로 주목하는 국가는 태국으로, 한국보다 2배 더 큰 시장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 1위 인모드가 3분기에 부진했던 배경은 아직 클래시스가 진출하지 않은 미국 시장에서의 장비구매 수요 둔화였다고 합니다. 김충현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리스 이자율이 14~15%로 치솟았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니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모드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전했습니다.

장비 싸게 판 뒤 소모품으로 수익 챙겨

장비 판매가 성장하면서 클래시스의 강점으로 꼽혀왔던 소모품 매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클래시스의 3분기 소모품 매출은 20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9% 감소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34% 성장했지만, 이 역시 장비 판매 성장률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장비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합니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해외에 HIFU 장비를 판매할 때 무상 소모품을 제공했기 때문에 3분기 소모품 수출이 직전분기 대비 10%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상으로 제공한 소모품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소모품 판매도 따라서 성장할 전망입니다.

소모품 매출 동향을 꼼꼼히 살피는 이유는 클래시스 성장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장비를 오리지널 대비 50% 이상 저렴하게 팔고, 이후 소모품에서 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클래시스처럼) 합리적 가격대로 장비를 공급한 이후 소모품 매출 중심으로 실적을 발생시키는 기업들의 경우 인모드의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롯된 소비 경기 둔화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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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부담 있지만…증권가 “성장성‧이익률 모두 갖춰”

다만 올해 들어서만 두배 넘게 치솟은 클래시스의 주가는 부담입니다. 현재 이 종목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5.25배입니다. 과거 3년 평균인 19배나, 글로벌 경쟁사들의 평균인 14배를 훌쩍 웃돌죠.

지난 9월초 국내 경쟁업체인 이루다의 최대주주가 가진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12개월 선행 PER이 30배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루다의 인수로 클래시스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미국 시장으로의 진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실제 이루다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클래시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4만원→4만6000원), NH투자증권(4만원→4만5000원), 삼성증권(3만6000원→4만6000원) 등입니다. 이번 실적시즌에는 미래에셋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4만2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올렸고, 새롭게 분석을 개시한 키움증권도 같은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김충현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성장성과 이익률이 동시에 높은 미용 업체는 12개월 선행 PER이 30배 이상으로 평가받곤 했다”며 “초음파 시장이 추력이던 클래시스는 고주파 시장으로 여역을 확대했고, 핵심 제품의 지역확장 전략에 따라 내년 4분기까지 평균 30% 이상의 전년 대비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며 “영업 레버리지 효과와 공정 혁신 등을 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1.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