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날 기념식서 순직소방관 자녀 손잡고 입장…"소방대원 안전 위해 더 노력"
"보호장구 확충·PTSD 치유 적극지원…긴급출동 우선순위 자동분석 AI 구축"
순직소방관 이름부른 尹 "안전장구 세계최고로…유족지원 강화"(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제61주년 소방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소방대원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기념식 기념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여러분의 노고에 늘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희생한 순직 소방공무원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1월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 현장의 대형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故) 이형석 소방경, 고 박수동 소방장, 고 조우찬 소방교와 올해 3월 주택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자 화염 속으로 뛰어든 고 성공일 소방교를 추모하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행사에는 박수동 소방장과 성공일 소방교의 유가족도 초청됐다.

두 소방관의 유가족은 당초 준비 과정에서 참석자 명단에 빠져있었는데, 윤 대통령이 행사 보고를 받고 두 유가족을 꼭 모시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평택 냉동창고 사고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순직 소방관들의 빈소를 조문하고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애도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순직한 고 허승민 소방위·고 심문규 소방장의 자녀들과 손을 잡고 행사장에 입장했다.

행사장 맨 앞줄에 마련된 윤 대통령 부부 자리 옆에도 유가족이 앉았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안전뿐 아니라 소방대원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개인 보호장구 확충은 물론 소방대원이 입은 고도 화상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유할 수 있도록 국립 소방병원과 소방 심신수련원 건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안전만을 생각해달라"며 "정부는 여러분에게 주어진 사명에 전념토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순직소방관 이름부른 尹 "안전장구 세계최고로…유족지원 강화"(종합)
윤 대통령은 또 최근 기후변화로 자연 재난 위협이 일상화하고 산업화·도시화로 과거에 없던 위협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는 우리 소방 조직이 세계 최고의 재난 현장 대응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기술로 긴급출동의 우선순위를 자동 분석하는 차세대 첨단 소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식 소화 수조를 확대하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 대응을 위해 소방 로봇 보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본급을 공안직 수준으로 확대했고 구조·구급 활동비도 대폭 증액했다면서 "이제는 지역 소방 지휘관 직급을 경찰관 수준으로 대폭 상향해 재난 현장에서의 지휘권이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장을 떠나기 전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남화영 소방청장에게 "소방관 안전 장구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고 순직 소방관 유가족 지원 대책을 강화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기념식에는 순직 소방 유가족, 전국 시도 소방관, 주한 튀르키예 및 캐나다 대사관 소속 참사관, 남화영 소방청장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 윤 대통령은 이날 고 허승민 소방위·심문규 소방장의 유가족 및 튀르키예 지진 구호 현장과 캐나다 산불 현장에 파견된 소방대원들과 대화하기도 했다.

▲ 윤 대통령이 "그간 많이 힘드셨죠"라며 순직 소방관의 부친에게 위로를 전했고, 부친은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 아울러 파견 소방대원들에게 "G7 회의에서 캐나다 총리를 만났는데 총리가 특별히 감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