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완화되지만…KDI "시장금리 올라 내수 회복 제약”
최근 우리 경제가 반도체가 살아나며 제조업 생산과 수출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대외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 시장금리 상승 여파에 국내 시장금리도 올라 내수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에도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는데 '점진적으로'라는 표현을 빼면서 경기 부진 완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IT 수요 회복세로 9월 반도체 생산은 1년 전에 비해 23.7%나 대폭 증가했다.

또 전년의 철강 생산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1차금속 생산 증가율도 지난 8월 1.8%에서 12.5%로 확대되며 부진이 완화됐다.

특히 제조업 평균가동률(73.2%)이 전달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한 가운데,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4.3%에서 113.9%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제조업이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여행수요가 확대되며 숙박 및 음식점업(2.4%), 운수 및 창고업(2.2%) 등을 중심으로 전달에 비해 0.4%의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KDI는 다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가 오르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가격의 상방 압력이 커지는 등 경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말 3,71%에서 10월말 4.09%로 뛰었다.

대외 여건 악화에 기업 심리도 차갑게 식었다.

제조업 업황전망(BSI)은 수출 부진 완화에도 8월(71), 9월(67), 10월(69), 11월(71) 등으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비제조업 업황전망(BSI)은 10월 77에서 11월 69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고금리 기조, 소비심리 약화 등의 영향으로 상품소비도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다.

9월 소매 판매(-4.7%→-1.9%)의 경우 1년 전에 비해선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이는 주로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0.2%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으로 소비자심리지수(99.7→98.1)가 하락하면서 소비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9월 설비투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전년동월대비 5.7% 감소,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생산 부진 완화에도 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반도체 신규투자 수요도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KDI는 특히 9월 국내기계수주(-20.4%), 10월 반도체제조업장비 수입액(-13.4%) 등 선행지표도 부진해 투자 여건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