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플랫폼에서 소통 찾는 작가들
“여보세요라는 말이 참 새삼스럽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시인 황인찬(사진)이 지난달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너겟’에 실은 에세이 ‘여기를 좀 보세요’ 중 한 대목이다. 지금 시대는 ‘여보세요’라는 말이 필요 없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배달 앱으로 물건을 주문하기 때문이다. 전화벨이 울리기가 무섭게 송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황인찬 시인은 “여보세요, 여길 보세요, 당신이 이곳을 보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고 말한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시의 시작은 여전히 같은 곳에 있다는 얘기다. “사실 시를 쓰는 일 자체가 여길 좀 보라는 말을 전하는 일입니다. 내가 여기에 있다고, 내가 여기에서 말하고 있다고, 그런 마음으로 눈앞에 없는 사람에게 가까스로 전하는 서툰 말하기가 바로 시 쓰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소통의 본질을 찾는 글쓰기에 동참하는 문학인은 더 있다. 젊은 독자들의 관심이 많은 황인찬 시인을 비롯해 소설가 정지돈 이미상, 에세이스트 양다솔 등도 너겟에 한 달에 한 번 ‘연결과 단절’을 주제로 에세이를 연재한다. 글은 매주 수요일에 공개된다.

너겟은 LG유플러스의 5G(5세대) 데이터 선불요금 사용자를 위한 앱으로, 이곳에서는 작가들의 에세이뿐만 아니라 지역 명소를 소개하는 콘텐츠 등도 제공한다.

너겟 관계자는 “스마트폰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연결 가능한 세상이지만, 무한한 소통 속에서도 단절과 오해는 있기 마련”이라며 “젊은 작가 4명이 오늘날 소통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은 내년부터 은행나무 출판사의 계간지 ‘AXT’에도 실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