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전 4승제 한국시리즈 개막 앞두고 미디어데이서 입담 대결
'광주일고 선후배' 염경엽·이강철 "최고 무대서 대결 앞둬 기뻐"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한국시리즈가 몇 차전까지 갈 것 같으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LG 트윈스는 손가락 6개를, kt wiz는 7개를 각각 폈다.

대망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두 팀 감독과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장기전을 예상했다.

LG를 대표해서 염경엽 감독과 주장 오지환, 투수 임찬규가 참석했고, 이강철 감독과 투수 박영현,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가 kt 대표로 자리를 빛냈다.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먼저 마이크를 잡은 염경엽 LG 감독은 "kt는 2년 전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고 탄탄한 전력과 함께 선발 야구로 여기까지 올라온 팀이라 쉽지 않은 상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의 경험은 부족하나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우승의 열망과 간절함을 선수들 모습에서 강력하게 느꼈다"며 "상대를 대비하는 것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한국시리즈를 치를 생각이다.

마지막에 좋은 결과물로 팬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염 감독은 "kt의 선발진이 탄탄하며 타선도 좋다"며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우리가 10승 6패로 우위에 있지만, 늘 까다로웠고 운이 따라 이긴 경기가 많았기에 6차전에서 끝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분이 우승 후보로 우리와 LG를 추천해주셨는데 그에 걸맞게 시즌을 잘 치러 기쁘게 생각한다"며 "LG는 투타가 가장 조화로운 팀으로 경계할 게 너무 많다.

대비를 잘 해 수원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서 구단, 선수, 팬과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kt는 2년 전 중립 구장에서 벌어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통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이 감독은 "야구를 늘 마라톤으로 생각하는데 42.195㎞ 마지막 구간을 7차전으로 생각해 이번 시리즈도 끝까지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감독은 7일 오후 6시 30분 막을 올리는 1차전 선발 투수로 케이시 켈리(LG)와 고영표(kt)를 각각 예고했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 뛰는 야구를 주도한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는 확률 높은 신중한 도루를 펼치겠다"며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어제 공 16개를 던졌고, 문제없다고 보고받아 1차전부터 정상적으로 마무리로 나간다"고 알렸다.

고우석은 연습 경기 중 허리 통증으로 투구를 중단했고, 병원에서 허리 단순 근육통 진단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LG의 기동력에 맞서 이강철 kt 감독은 "2021년 1위 결정전에서 보듯 주전 포수 장성우의 도루 저지 능력은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전혀 다르다"며 "우리는 장성우를 믿고 간다"고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광주일고 2년 선후배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2013∼2016년 4년간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두 감독의 인연도 시선을 끌었다.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후배인 염 감독은 "이 감독님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kt가 선발 투수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게 큰 강점"이라고 높게 평가한 뒤 "사석에서는 강철이형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함께 대결할 수 있어 기쁘고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저를 너무 잘 알아 껄끄럽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야구를 잘했던 선수이면서 끊임없이 공부하는 지도자"라고 이 감독을 치켜세웠다.

한국시리즈 몇 차전?…"LG는 6차전·kt는 손가락 7개"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꼭 올라가야겠다는 이유 중 하나가 최고의 무대에서 염 감독과 대결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히어로즈에서 수석코치로 염 감독과 함께한 시절 이렇게 사람이 깐깐한지 몰랐다.

그 덕에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발 염 감독님 좀 잘 드시면 좋겠다"며 후배의 건강을 염려하는 덕담으로 맞받았다.

입담 좋은 임찬규는 "우리 팀은 화려한 공격력과 함께 1∼9회를 던질 수 있는 화려한 불펜이 즐비하며, 화려한 작전을 펴는 감독님 계셔서 이길 수 있다"고 해 좌중을 웃겼다.

LG에서 뛰다가 kt로 옮긴 박경수는 "2년 전 우승했을 때 느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며 "그 느낌을 또 즐기고자 어렵게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만큼 7차전까지 치러 감동의 야구를 팬들에게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