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콘텐츠 공모전 '토크토크 코리아' 수상자들 인터뷰
59세 프랑스인부터 25세 베네수엘라인까지
"딸 따라 한국 '덕후' 됐죠…이제 한류는 전세대서 열풍"
"난 딸에 손녀까지 있는 사람인데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엠카운트다운 콘서트도 보고 왔어요.

"
문화 콘텐츠로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린 외국인 홍보활동가와 창작자들이 서울에 모였다.

'2023 한국문화 큰잔치'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한국을 방문했다는 나탈리 피즈(59)를 3일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13년 전, 10살짜리 딸이 한국 문화에 빠져가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피즈 씨는 "한류는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에는 딸과 함께 K팝 콘서트에 다니는 부모들도 있다"며 "전보다 훨씬 폭넓은 세대가 한국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심도 깊어졌다.

K팝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이제 한국 역사와 전통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한다"고 눈을 반짝였다.

피즈 씨는 딸 때문에 본격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지만, 사실 그전에도 한국은 낯선 나라가 아니었다고 한다.

"딸 따라 한국 '덕후' 됐죠…이제 한류는 전세대서 열풍"
전통 발레를 좋아한다는 그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박세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강미선 등의 무대를 통해 한국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왔다.

"대중가요 외에도 한국에는 멋진 문화가 너무 많다"는 피즈 씨는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 문화계 공통의 관심 분야를 취재한 그의 기사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진행한 국제 콘텐츠 공모전 '토크토크 코리아 2023'에서 명예 기자 부문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공모전 K-인플루언서 우수 활동자 부문에서 수상자로 꼽힌 베네수엘라의 프랑코 길(25) 씨도 함께 한국을 찾았다.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프랑코에게 기대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인천 공항에서 내린 순간부터 입에서 '우와' 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고 해맑은 웃음을 터트렸다.

"딸 따라 한국 '덕후' 됐죠…이제 한류는 전세대서 열풍"
11년 전 유튜브에서 본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한국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길 씨는 알고리듬의 추천으로 그룹 비스트를 알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 호기심 수준이었는데, 추천 영상들을 하나씩 보다 보니 어느새 엑소의 열렬한 팬이 돼 있었다고 한다.

길 씨는 "베네수엘라에서는 K팝 콘서트를 직접 본다거나 한국 문화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매우 적다"며 "대부분 인터넷 속 영상과 사진으로 대리만족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개발자로 일하던 길씨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유튜버로 전향했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정보로 K팝, K-콘텐츠, K-푸드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뤄왔다.

그는 "이제 드디어 한국에 왔으니 더 좋은 영상으로 한국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은 기대했던 것보다도 멋지다.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있는 길거리가 너무 아름답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영상 분야 최우수작 수상자로 선정된 파비안 알레한드로(30)는 콜롬비아에서 왔다.

1990년대 이후 K-팝을 감각적으로 재현한 영상을 제작했다.

직접 H.O.T, 신화, 보아, 엑소, 2NE1, 블랙핑크, 에이티즈, 뉴진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고, 댄스 영상에 그래픽 디자인까지 입혔다.

"딸 따라 한국 '덕후' 됐죠…이제 한류는 전세대서 열풍"
알레한드로 씨는 "10여년 전 TV에서 우연히 보아의 '에너제틱' 무대를 보고 완전히 푹 빠져버렸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그는 "당시 TV가 음소거 상태였는데도 보아의 춤을 보고 매료됐다"며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해 알아갈수록 한국이라는 나라까지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아를 좋아할 때까지만 해도 혼자였지만, 최근에는 주위에 K팝 팬들이 훨씬 많아졌다.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도 한국을 알리는 데 한몫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한류는 계속 확산하고 있죠. 이제는 콜롬비아 라디오에서도 K팝이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예요.

"
토크토크 코리아는 국내외 외국인이 한국문화를 소재로 공모 주제별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국제 콘텐츠 공모전으로, 2014년 시작됐다.

공모전 수상자들은 4일 국립중앙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2023 한국문화 큰잔치 행사 1부 'K-크리에이티브 어워즈'에서 상을 전달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