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가 추진 중인 가운데 갑자기 나타난 '서울 메가시티' 구상. 3일 만난 경기북부 주민들은 '서울시 편입'에 대해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에 편입되면 교통상황 등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기피 시설이 들어서게 돼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르포] "서울 편입 때 좋아진다" vs "혐오시설 는다"…갈리는 경기북부
고양시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33)씨는 "가족들과 주변 이웃들이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한다"며 "버스 체계가 달라 출근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차라리 서울에 편입돼 출퇴근길이라도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주민 최모(71)씨는 "고양 일부는 지역 전화번호를 '02'로 쓰기 때문에 경기도민이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차라리 서울시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편입에 찬성했다.

서울 마포구와 불과 1∼2km 떨어진 덕양구 대덕동 주민들은 '덕은지구연합회'를 만들어 서울 편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서울 편입 이슈에 반대하는 고양시민도 있었다.

덕양구에 25년째 사는 한 공인중개사는 "절차와 체계, 타당성 없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며 "집값 오르는 거에 눈이 멀어 서울시민 된다고 도로가 짧아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쓰레기 매립지만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산1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모(35)씨는 "김포에서 시작된 서울 편입 논란이 고양까지 온 거 보면 너도나도 서울시 편입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경기도의 지역 이미지는 사라지고 서울공화국이 돼 지방소멸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붙은 두 정치인의 현수막은 이러한 주민들 간의 이견을 반영하는 듯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고양시는 진정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서울시 편입에 찬성하는 현수막을 내 걸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기도에서 특례시가 됐는데도 고양시민들이 얻는 혜택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규제만 받고 있다"며 "서울에 편입되면 현재 멈춰진 한강 유역 개발 사업을 재개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현수막 바로 아래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국회의원이 걸렸다.

고양에서 서울 양재까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자는 내용으로 '서울시 편입'에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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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서울 편입 정서가 깔린 구리에서도 반응이 다르게 나오고 있다.

구리시는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다른 시군보다 재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전날 백경현 시장이 "구리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 편입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국민의힘 나태근 구리시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구리시민의 염원, 서울시 편입'이라는 문구와 남산타워가 그려진 현수막 20개를 시내 곳곳에 걸었다.

안승남 전임 구리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06년 시장 선거 출마 당시 활용했던 '구리를 서울로'라는 현수막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편입'에 찬성하지 않는 구리시민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시민 장모(46)씨는 "서울 편입 찬성 이유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인데 오히려 더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며 "차라리 경기도에서 분리돼 살길을 찾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편입보다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남양주와 의정부, 양주 등은 서울 편입 이슈가 수면 아래에 있는 모양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련 글이 몇몇 올라오고는 있지만 정치권에서도 아직은 이해타산이 끝나지 않은 듯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