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당 경선 경쟁자들, 실수 부각하며 공세
팔순 바이든 정신건강 트집잡더니…트럼프도 최근 잦은 말실수
도널드 트럼프(77) 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조 바이든(80) 현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를 조롱하며 정신 건강에 의문을 제기해왔지만, 최근에는 그 자신도 말실수가 잇따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아이오와주 서부 수시티에서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는 '수폴스'에 온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이오와주 상원의원이 조용히 이를 바로잡아주려고 했지만 켜진 마이크로 이미 발언은 흘러 나간 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워싱턴 D.C.에서 한 연설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를 '제2차 세계대전'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2차대전은 1945년에 종료됐다.

그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혼동한 듯 자신이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를 앞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터키 총리라고 말했다가 정정하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허머스'라고 계속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77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80세로 고령이고 잦은 말실수 등으로 정신 건강이 의심된다면서 군 통수권자로서의 역할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와 바이든 대통령 재선 선거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실수를 포착한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반격의 기회로 삼고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는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잇단 실수를 부각하고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지난달 취재진에게 "지금의 트럼프는 2015년, 2016년의 트럼프와는 다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다시 국정을 수행할 에너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최근 한 공화당원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외람되지만, 나는 혼동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말실수를 부각하는 전략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미 그 역시 고령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우 원기 왕성한 77세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지친 80세라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직접적으로 문제 삼기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이 무능력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전혀 너무 늙지 않았다.

그는 지독히 무능력할 뿐"이라면서 "나는 80대 친구들이 많다.

나이는 흥미롭다.

어떤 사람들은 매우 예리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잃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