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시아 1945-1990·나만 옳다는 착각
▲ 아시아 1945-1990 = 폴 토머스 체임벌린 지음. 김남섭 옮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기에 서구가 '장기 평화'를 누릴 때 아시아의 시간은 어땠을까.

미국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1945년부터 1990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서아시아, 중동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참혹한 전쟁과 폭력은 2천만명의 희생자를 낳았다고 밝힌다.

이 기간 중국 내전과 한국 전쟁, 프랑스-인도차이나 전쟁, 베트남전, 캄보디아 킬링필드, 소련-아프가니스탄전쟁, 이란-이라크 전쟁, 레바논 전쟁 등 비극적인 아시아 지역 현대사의 궤적을 따라가고, 그러한 사건들이 오늘날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풀어낸다.

저자는 서구의 장기 평화가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만 국한됐을 뿐 같은 시간대 아시아에서는 내전, 해방전쟁, 강대국 간 대리전 등 열전이 전개됐음을 방대한 연구를 통해 증명한다.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냉전국제사프로젝트, 조지워싱턴대의 국가안보문서보관소가 기밀 해제한 문서와 미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한 비정부기구와 인권단체의 자료, 구술, 목격담 등을 생생하게 인용한다.

저자는 아시아의 투사들이 초강대국의 앞잡이거나 그들의 정치적 이념을 방어하기 위해서만 아니라,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싸웠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데아. 968쪽.
[신간] 아시아 1945-1990·나만 옳다는 착각
▲ 나만 옳다는 착각 = 크리스토퍼 J. 퍼거슨. 김희봉 옮김.
폭력과 테러, 전쟁 등 비극을 일으키는 근원에는 '나만 옳다는 착각'이 숨어있을까.

미국 스탯슨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폭력 등 범죄와 반사회적 행동을 주로 연구하는 저자는 재난과 갈등은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편향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갈등을 해소하고 파국을 예방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치유와 희망의 매뉴얼에 등장하는 키워드는 용기, 인내, 낙관이다.

책의 부제는 '내 편 편향(myside bias)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이다.

사람들은 우리 편이라면 정확한 사고와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행동과 결정을 내린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기존 신념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선호하지만 그렇지 않은 증거는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편의 광기를 잘 알아채지 못하고 결국 자기까지 휩쓸림으로써 파국을 초래하게 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선순환.35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