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글로벌 인재 확보 및 관리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글로벌 인재 확보 및 관리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한국 기업들이 부족한 인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는 글로벌 인재 유치가 불가능합니다.”

댄 웨스트가스 딜(Deel)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서 ‘글로벌 인재 확보 및 관리 전략’ 주제 발표에서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과제는 인재 확보와 유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딜은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오른 인사관리(HR) 회사다. 현재 약 100개국에서 3000명의 직원이 원격으로 근무한다.

○“경영자들, 인재 확보가 가장 큰 고민”

리크루트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300여 개 기업 HR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3%는 ‘인재 확보 및 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답했다. 운영 비용(32%), 거시경제 요인(29%) 등의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는 세계적인 경쟁으로 인해 인재 확보가 더욱 어렵다. 웨스트가스 COO는 “AI 분야에선 2027년 6만 명 정도의 근로자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은 해외 인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응답자의 62%가 한국에서 부족한 인재를 외부에서 찾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웨스트가스 COO는 한국 기업들의 경직된 조직 문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은 위계질서가 강하고 상명하달식 문화가 만연한 데다 여러 부서 간 높은 장벽이 있어 소통이 부족하다”며 “글로벌 인재 확보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문화를 바꾸고 사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며 “원격 근무 등 유연한 업무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세상은 더 이상 직선으로 성장 안해”

이날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들의 인재 확보 전략도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사조직 자문기업 퀀텀인사이트의 황성현 대표는 “과거엔 인풋(투입)에 따른 아웃풋(결과물)이 명확히 예측됐기 때문에 성실성이 인재의 가장 큰 덕목이었지만 이젠 빠른 혁신을 일궈낼 수 있는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구글 야후 카카오 등 국내외 테크기업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두루 거쳤다. 그는 “구글에 재직하던 2000년대 중반, 회사가 비밀리에 뇌과학자를 뽑는 걸 보고 의아했다”며 “AI가 세상을 지배할 걸 예측하고 AI를 알기 위해 인간지능 전문가인 뇌과학자를 뽑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에 대한 구성원들의 몰입도 역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 성과관리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권민석 레몬베이스 대표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통점은 매일 아침 구성원들에게 조직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어도비와 엔비디아는 매 분기 구성원의 몰입도를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갓 입사한 직원뿐 아니라 퇴사하는 직원의 회사 내 경험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찬/한명현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