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물가지수 12% 상승…식료품 물가상승 1년 만에 최대폭
사과 72%·쌀 19%↑…이상저온에 장바구니 물가 '들썩'
이상 저온에 지난달 사과·채소류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달에도 우유와 주류 가공식품 업체 등이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어 생활물가의 고공행진이 우려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식료품 물가 지수는 122.7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6% 올랐다.

이는 작년 10월(7.6%)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의 물가 상승률이 72.4%로 식료품 품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복숭아(47.0%) 등 과일이 24.6% 올랐다.

상추(40.7%), 파(24.6%), 토마토(22.8%) 등 채소류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생강(65.4%), 쌀(19.1%), 닭고기(13.2%) 등도 크게 올랐다.

통상 추석이 지나고 수확철이 되면 농산물값이 안정됐지만, 올해는 이상저온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오름폭이 커졌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2.1% 상승했다.

이는 작년 9월(12.8%) 이후 최고치다.

곡물·채소 등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3.5% 올라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 가격의 상승에 체감 물가도 커졌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6% 올라 3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상승률은 지난 2월(5.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식품업체들이 지난달 말부터 우유·햄버거 등의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이달에도 식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는 10월에 작년 동월 대비 14.3% 급등했으나 업체들이 원유(原乳) 가격 인상 여파로 이달 1일부터 우유제품 가격을 올려 11월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햄버거도 지난달 6.8% 급등한 데 이어 맥도날드가 이날부터 13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7% 올린 여파 등으로 이달에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소주(0.4%)와 맥주(1.0%) 물가는 지난달에는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주류 업체가 지난달부터 출고가를 인상하고 있는 여파가 11월 통계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소주 출고가를 7% 올리고, 맥주 출고가는 평균 6.8% 인상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달부터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 바 있다.

화장품 물가 역시 지난달에는 1.8% 상승에 그쳤지만, LG생활건강과 로레알 등이 이달부터 5%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 11월 생활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배추·무 등 김장 재료를 할인하고 가공 식료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등을 연장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내 물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저온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체감도 높고 신속한 물가 대응을 위해 현장 중심의 물가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