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연속 금리 동결할 듯…가계대출·물가 변수
미국이 1일(현지시간)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다시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하면서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두 차례 연속 금리 동결과 파월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발언 등으로 미뤄 한은도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7연속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등에 따르면 현재 금통위원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기는 갈수록 가라앉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쉽게 올릴 수도 없고,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유가 상승으로 다시 불안한 물가 등을 고려하면 내리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 한은은 인상 압박 요인을 하나 덜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실제로 멈췄다고 해도, 우리나라도 끝까지 동조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금융 여건이 미국과 비교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우리는 장기채 수익률 상승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지난 여름 이후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9일 6연속 기준금리 동결 직후 관련 질문에 "중립 금리 등을 보면 긴축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지만, 긴축 속에서도 가계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중동 사태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며 "최근과 같이 유가·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재개 시점도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