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양국 역사 고통스러운 측면 인정할 예정"
英 찰스 3세, 케냐 국빈 방문…즉위 후 영연방 방문은 처음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31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3박 4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그가 즉위 후 영연방 국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일간지 더스탠더드와 더네이션 등이 보도했다.

전날 밤 나이로비의 조모케냐타국제공항에 도착한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이날 오전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의 환영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루토 대통령은 찰스 3세의 이번 방문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이어 1963년 12월 케냐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우후루 가든'의 무명용사의 묘를 방문해 헌화했다.

이 밖에 나이로비에서 현지 기업인과 청년 간담회, 국빈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인도양의 항구도시 몸바사로 이동, 자연보호구역을 방문하고 환경운동가 등을 만나고 3일 귀국길에 오른다.

버킹엄궁은 찰스 3세 국왕이 이번 방문 기간 "양국의 역동적인 동반자 관계를 부각할 것"이라면서도 "양국 역사에서 고통스러운 측면을 인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영국 식민지 당국은 1952∼1960년 당시 케냐의 마우마우 독립운동을 강경 진압해 최소 1만명이 숨진 바 있다.

1952년 케냐 방문 중 아버지인 조지 6세의 서거 소식을 들은 엘리자베스 공주가 여왕으로 즉위한 지 몇 달 만에 케냐의 영국 식민지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 현지에서는 찰스 3세 국왕의 방문을 계기로 과거 식민 지배 시절 영국 정부의 잔학 행위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찰스 3세의 이번 케냐 국빈 방문은 영국 국왕으로서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1983년 방문 이후 40년 만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