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백신산업특구에 들어선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생물의약연구센터. 백신특구에는 화순 전남대병원과 GC녹십자 등 15개 지원기관과 33개 기업이 집적돼 있다.  전라남도 제공
전남 화순 백신산업특구에 들어선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생물의약연구센터. 백신특구에는 화순 전남대병원과 GC녹십자 등 15개 지원기관과 33개 기업이 집적돼 있다. 전라남도 제공
국내 유일의 백신산업특구를 보유한 전라남도가 신성장산업으로 바이오를 택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21세기 들어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유행,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등 21세기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세계 주요 국가는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바이오산업의 큰 축인 백신·면역 분야에서 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산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심에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보유한 전라남도가 있다.

○광주·전남에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전라남도는 2009년 화순 백신산업특구 지정 이후 20여 년간 바이오산업 성장을 지원해왔다. 화순 백신산업특구에는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과 화순 전남대병원, GC녹십자 등 15개 지원기관과 33개 기업이 들어서면서 산학연병의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구축됐다.

민선 8기 전라남도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역점 시책을 마련하고 첨단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첫 번째 시책은 ‘첨단의료복합단지 광주·전남 공동유치’다. 전남의 풍부한 바이오·메디컬 자원과 광주의 디지털 기반 시설을 활용해 면역 및 인공지능(AI) 디지털 융복합 의료기기에 특화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화순 백신특구와 광주첨단과학단지 제3지구에 유치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기존의 충북 오송,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비교해 면역·디지털 기반 첨단바이오신약 개발 및 광주·전남의 인프라를 활용한 저비용의 ‘강소 첨복단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시책은 ‘K바이오 백신·면역치료 국가거점 구축’이다. 전남에 바이오 특화단지를 조성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주 내용이다. 도는 국가 보건 안보 기여는 물론 제3세대 첨단 바이오신약 개발·상품화로 바이오신약 세계시장 진출 및 고가의 면역항암제 국산화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국가첨단전략산업에 기존의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와 함께 바이오산업을 추가 지정했다. 특히 국가 첨단 전략기술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 적용되는 동물세포 배양·정제기술, 장기유사체(오가노이드) 재생 치료제 개발·제조를 위한 오가노이드 분화 및 배양 기술을 지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첨단산업 국제 협력단지 육성 방안 후속 조치 계획’을 발표하고 올 하반기 바이오 특화단지 공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특화단지를 확정하기로 했다.

전라남도는 정부의 바이오 특화단지 공고에 대비해 7월부터 바이오 특화단지 제안서 작성을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도 관계자는 “정부에 바이오 특화기술 분야 확대를 건의했다”며 “특화단지 지정의 관건은 특화기술과 단지를 견인할 앵커기업에 달린 만큼 특화단지 기술을 선도할 바이오 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면역연구원 설립도 논의

전라남도는 바이오산업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반 시설과 전문인력 양성, 기업 유치 등 다방면으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도는 6월 화순에 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를 완공한 데 이어 7월엔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에 선정된 화순에서 매년 1000명의 바이오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들어갔다. 또 지난해 착공한 면역세포치료 산업화기술 플랫폼 구축과 함께 내년에는 바이오 헬스 융복합 지식산업센터와 개방형 의료혁신센터, 바이오 게스트하우스 등 3개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면역치료 분야 원천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화를 선도할 수 있는 국립면역연구원 설립을 대한면역학회와 함께 면밀히 논의 중이다.

김종갑 전라남도 전략산업국장은 “전남은 바이오 분야에서 다른 지역과 달리 병원, 연구시설, 기업 등이 화순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형성된 점이 특징”이라며 “바이오산업의 성장에 집중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실현해 지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엔진 역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