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의 '인슐린펌프' 이오패치(왼쪽) / 사진=이오플로우 홈페이지
이오플로우의 '인슐린펌프' 이오패치(왼쪽) / 사진=이오플로우 홈페이지
미국 최대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의 국내 인슐린펌프 제조 업체 이오플로우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메드트로닉이 공개매수 일정을 늦춤에 따라 두 회사의 인수 날짜가 연기됐다.

이오플로우는 25일 공시를 통해 메드트로닉과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양수도 체결 종결일을 기존 2023년 10월 25일에서 2024년 1월 3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메드트로닉은 지난 5월 이오플로우에 대한 인수합병(M&A)을 발표하며, 10월 25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최대주주 등으로 주식취득을 통해 거래를 종결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일정이 3개월 가량 연기된 것이다.

이오플로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래 종결을 위해서는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 그리고 이오플로우 보통주식에 대한 공개매수가 이뤄져야 한다"며 "메드트로닉이 공개매수 일정을 늦추며 거래종결일 역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에서 제기된 특허소송으로 인해 제품 판매 가능여부를 놓고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8월 미국 인슐린 펌프 업체 인슐렛으로부터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으로부터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이오패치'에 대한 판매 및 제조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지난 11일 받았다.

이번 계약이 연기되며 이오플로우에 대한 메드트로닉의 인수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드트로닉이 인수 전에 인슐렛과의 특허 문제에 대해서 인지했을 지라도, 영업정지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당 가격을 더 내려서 싼 값에 이오플로우를 인수하려는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메드트로닉은 당초 주당 3만원의 가격에 보통주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가격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가격일 뿐, 공시된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슐린 펌프의 핵심 장치인 '전기 삼투압 펌프'가 특허소송에서 제외되면서 인수가 아닌 기술이전으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오플로우 관계자는 "공개매수 내용 변경 등 정해진 건 아직 없다"며 "거래 종결일은 향후에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