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수급 위축…증시 전반에 하락 압력 불가피
키움증권, 신용·미수거래 차단 종목 대거 지정…위험관리 강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거액의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이 20여개 종목에 대해 미수거래와 신용융자를 차단하는 조치에 나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날부터 포스코홀딩스, 한미반도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수페타시스, 인벤티지랩 등 15개 종목의 신용융자와 담보대출을 막고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는 애경케미칼, LS전선아시아, 유니온머티리얼 등 8개 종목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앞서 키움증권은 시장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됐던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타 증권사보다 낮은 40%로 놔두면서 주가조작 세력이 이용하는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과열 종목에 대한 신용·미수거래 차단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키움증권의 이번 조치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위축돼 주식시장 전반에 약세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융자 불가 종목으로 지정되면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진다.

미수거래도 빚내서 주식 매수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유동성을 마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해당 종목들에 대해 '빚투'(빚 내서 투자)를 사용했던 투자자들은 만기일까지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키움증권이 이번에 '빚투'를 차단한 종목들은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했던 이차전지와 로봇, 반도체주가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수급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19∼20일에 걸쳐 일부 종목에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는데 해당 종목에 대한 (수급)우려 확대에 따른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