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권·김형우 논문 "입법 성과 기반한 투표문화 마련돼야"
"광역의원, 조례 발의 많이 할수록 공천·당선 확률 높아져"
조례를 많이 발의한 광역의원이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 행정학보 9월호에 발표된 서재권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형우 부산시의회 정책지원관의 연구 논문을 보면 광역의원의 조례 발의 활동과 차기 선거 때 공천과 당선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2006년부터 2022년까지 4차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의원 2천732명의 다음 선거 결과와 조례 발의 성과를 자료화한 뒤 통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직 광역의원이 조례를 많이 발의할수록 다음 선거에서 공천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주도적 발의(1인 발의·공동발의 땐 대표 발의) 1건에 적게는 2.7%, 많게는 3.1%까지 공천 확률이 상승했다.

조례 발의 건수가 많을수록 다음 선거에서 당선된 확률도 높아졌다.

주도적 발의 1건에 적게는 2.5%, 많게는 2.7%까지 당선 확률이 상승했다.

연구진은 조례 발의 실적은 다음 선거 당선보다는 공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유권자보다는 공천권자가 정치전문가로서 광역의원의 조례 발의 정보를 더 많이, 더 쉽게 접하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연구진은 조례를 공동 발의할 때보다 주도적 발의한 경우 공천이나 차기 선거 당선 확률이 건당 10∼15배 정도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정책지원관은 "최근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의회 구성원이 크게 변화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부산시의회는 현직 의원이 도전자보다 공천과 재선에서 모두 이점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앙정치로부터 독립된 지방정치의 공간에서 지방의회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이며,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기대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광역의원 공천에서 의정활동 성과보다는 인적 네트워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번 연구의 실증적 증거들은 의정활동이 공천이나 차기 선거 당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권자들이 광역의원의 입법 성과를 기반으로 투표할 수 있는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