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알뜰주유소를 올해 안에 1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싼 알뜰주유소를 확대해 고유가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방문규 장관 주재로 정유업계와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수도권 알뜰주유소는 80개(고속도로 휴게소·농협 운영 제외)다. 이를 올해 안에 8개 이상 늘리겠다는 게 산업부 계획이다.

새 알뜰주유소는 수도권 중에서도 경기도에 주로 들어설 예정이다. 경기도는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알뜰주유소가 상대적으로 적어 새로 설치할 여지가 크다. 알뜰주유소가 새로 들어서면서 일반 주유소도 경쟁을 의식해 기름값을 낮추는 ‘메기 효과’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알뜰주유소에서 파는 기름값은 휘발유 기준으로 일반 주유소보다 통상 L당 50~60원가량 싼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운전해서 알뜰주유소를 찾으면 그만큼 전체 주유소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며 “지역별로 한 개씩만 들어가도 물가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주유소는 산업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2011년 처음 도입했다. 석유공사와 농협, 도로공사를 통해 석유제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해 4개 민간 정유사가 과점해온 시장에서 가격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전체 1만1000여 개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는 약 11%인 1200여 개다.

방 장관은 이날 정유 4사 대표에게 “국내 석유 가격이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천천히 움직인다는 지적이 있다”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국민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공정한 가격정책을 시행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알뜰주유소를 통해 기름값을 낮추는 것은 시장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감한 정책인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커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