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 비만약 마운자로…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효과 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허가를 앞둔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사진) 효능이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뛰어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년6개월(84주) 복용했더니 체중이 평균 29.2㎏ 줄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4~17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비만학회 ‘비만위크 2023’에서 마운자로의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0월 15일자에도 실렸다.

일라이릴리는 미국, 푸에르토리코, 아르헨티나 등에서 참가자 806명을 모집한 뒤 12주간 저칼로리 식이요법,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72주간 위약 또는 마운자로를 투여했다. 평균 체중 109.5㎏이었던 참가자들은 마운자로 투여 12주 후 평균 23.1㎏(21.1%), 72주 후 평균 29.2㎏(26.6%)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위약 투여 환자들은 체중 감소율이 약 3.8%에 그쳤다. 이상반응은 메스꺼움(39.7%), 설사(31.0%), 변비(23.0%), 구토(18.1%) 등이 관찰됐다.

마운자로의 이번 임상 결과는 지금까지 개발된 비만약 가운데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이다. 미국 등에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를 앞선다.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68주간 약 10%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제프 에믹 일라이릴리 수석부사장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며 마운자로를 투여한 사람들은 위약 투여군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체중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마운자로는 당초 제2형 당뇨약으로 개발돼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비만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오프라벨(허가 외 의약품) 방식으로 비만 환자들에게도 처방되고 있다. 비만약으로 인기를 끌면서 마운자로는 올해 2분기에만 9억7970만달러(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임상 결과가 잇따르면서 비만치료제 허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