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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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TIGER현대차그룹ETF 3년 27.6%
선택은 철저히 이익 펀더멘털

‘ACE포스코그룹포커스’ETF가 17일 상장되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며 원자재와 상사 관련업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시기적으로 적합해 보인다. 포스코 그룹은 포스코퓨처엠을 필두로 POSCO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2차전지 소재와 원자재 조달, 광산투자 등 철강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초지수인 ‘Fnguide포스코그룹포커스’지수의 3년 수익률은 346.57%로 시장을 압도한다. 과거 삼성그룹주펀드의 규모와 수익률을 재현할지 지켜볼 일이다.

국내 주식형ETF 중에는 10개의 그룹 ETF가 상장되어 있다. 규모 면에서는 삼성그룹ETFs가 1.44조원 수준으로 가장 크다. 이어서 현대차그룹과 LG, SK그룹 ETF 순이다.
국내 상장 그룹ETF 비교
국내 상장 그룹ETF 비교
삼성그룹ETF 중에는 ‘ACE삼성그룹동일가중’의 3년 수익률이 19.84%로 가장 높은데 그룹 내에서 시가총액이 작고 상승률이 높았던 삼성엔지니어링(170%), 삼성중공업(54%), 삼성화재(42%) 등의 상대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2차전지 제조와 소재를 주도하는 LG그룹의 수익률이 -5.79%인 것은 예상과 다른데 LG에너지솔루션이 22년 1월 분할 상장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3년 전 주요 LG그룹 8개 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114조원이었는데 현재 LG에너지솔루션 한 종목의 시가총액이 110조원을 넘어선다. LG그룹 전체로 보면 그룹의 시가총액은 두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기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다른 것이다.

SK그룹도 SK스퀘어 분할상장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테크놀로지의 상장이 2021년이어서 시가총액은 증가했지만 3년 기간의 그룹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기대만큼은 아니다. 신규 상장으로 인한 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와 그룹ETF 수익률과는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TF에 포함된 그룹별 상위 10개 기업의 3년 당기순이익을 분석해보면 현대차그룹은 연평균 52%, 삼성그룹은 연평균 26%의 성장을 했다. 그러나 LG그룹과 SK그룹은 화학과 디스플레이 그리고 반도체 업황의 둔화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동일 기간 ETF별 수익률은 ‘TIGER현대차그룹+펀더멘털’이 27.59%로 가장 높고 삼성그룹ETF들이 13.33%~19.84%로 코스피 2.21%를 압도한다. 하지만 ‘TIGER LG그룹+펀더멘털’과 LG, SK, 카카오그룹이 포함된 ‘KBSTAR 5대그룹주’ ETF의 수익률은 마이너스이다. 대형주 중심의 그룹ETF의 수익률은 철저히 이익 펀더멘털을 따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CE포스코그룹포커스’ ETF의 보유종목은 POSCO홀딩스 25.2%, 포스코인터내셔널 23.8%, 포스코퓨처엠 23.6%, 포스코DX 17.9% 등 상위 5개 기업의 비중이 94%이다. 동 기업들의 3년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42.48%인데 시가총액 증가율은 253%로 이익 성장과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포스코 그룹은 친환경 소재와 수소 사업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부 중소형주는 이익이 없어도 성장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룹ETF는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룹의 성장성과 그룹 내의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방향은 실적에 따라 결정된다. 분할 상장 등으로 합산 시가총액과 수익률이 달랐던 LG, SK 그룹도 과감한 구조조정과 선행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실적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성장성과 이익 검증은 투자의 기본이다. 기본에 충실한 분석으로 그룹ETF를 선별하며 대한민국의 방향성을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투자일 것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