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왼쪽)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이준석(왼쪽)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각종 사회 현안을 언급하면서 눈물로 여권의 지지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제명을 막고 탈당할 명분 찾는 악마의 눈물 쇼"라고 저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국민의힘은 옳은 말을 하면 호응해주지 않는다면서 이 대표를 두둔하는 듯하면서도 당내 분위기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연구개발 예산안 삭감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등 현안을 두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채 상병 사망 관련 발언을 하다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명을 막고 탈당한 명분 찾는 악마의 눈물 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제 기자회견 이후에 연이어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 쇼를 보여줬다"면서 "주말 밤사이에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이준석 제명 운동의 불길이 너무 뜨거워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명의 불길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악마의 눈물 쇼를 보여줬는데 연기는 둘째치고 진심은 보이지 않는다"며 "눈물 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눈물 쇼로 당심에 호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가 연기한 악마의 눈물 쇼와 궤변을 들으며 다시 한번 이준석은 반드시 제명되어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윤리위에서도 이 점을 잘 살펴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나쁜 사람 뽑아내고 좋은 분들 모셔 오는 확장정치만이 내년 총선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을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1만6036명의 국민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이 전 대표의 제명 징계 관련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기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며 "이준석을 내버려 두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또 내부 총질을 할 것이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방송에 출연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 기자회견문 보니 시의적절하긴 하지만 우리 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 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면서 "줄서기를 잘하면 정치생명이 길다는 잘못된 정치문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잘 수습되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