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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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9종이 모두 상장되면서 상승한 이더리움은 기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핵심 지지선인 1600달러를 하회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의 기대감과 달리 이더리움 ETF의 첫날 거래량은 비트코인 선물 ETF의 첫 거래량과 비교해 0.2% 수준에 불과했다. 동시에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와 재단이 보유한 물량을 일부 매도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투심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 9일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을 통해 1700이더리움(약 36억원)을 매도했고 부테린과 연관된 지갑 주소도 지난 5주 동안 3999이더리움(약 85억원)을 거래소로 이체한 사실이 전해졌다.

최근 이더리움이 약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지난 5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은 올해 상하이 업데이트 이후 스테이킹(예치) 수익률이 7.3%에서 5.5%로 줄어 매력이 감소했다”며 “최근 고금리로 이자율이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의 경우 상위 5개 업체가 50% 물량을 관리하는 등 중앙화돼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투자 매력 감소했나…'고래' 투자자 대량 매도세
최근 큰손 투자자인 ‘고래’ 투자자의 이더리움 매도세는 심화하고 있다. 기술 전문지 핀볼드는 지난 10일 “고래들은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500만 ETH(약 11조4000억원)를 매도했다”며 “고래들의 매도세는 일시적이지 않으며 물량을 다시 매집하려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유투데이는 “고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BTC)은 장기적으로 홀딩하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마치 미래가 없는 것처럼 내다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명 암호화폐 분석가 벤저민 코언은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상대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는 주요 지지선을 이탈해 약세”라며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이더리움의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바이트트리는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수익과 네트워크 수수료 수입이 줄면서 계속된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투자자는 비중을 축소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더리움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암호화폐 연구팀장은 “이더리움은 게임, 토큰화 등 영역에서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며 “이더리움은 2026년 말까지 8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츄나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 ETF는 전통 금융의 암호화폐 거래를 장기적으로 촉진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