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연예인 등 다수 병역 회피 도운 혐의
검찰, '뇌전증 병역비리' 브로커에 징역 5년 구형
검찰이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해 병역 등급을 낮추거나 면제를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 된 브로커 구모(47)씨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 심리로 열린 구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13억8천387만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밝혔다.

이는 검찰이 구씨에 대해 앞서 요청했던 구형량과 같다.

구씨는 지난달 관련 혐의로 추가 기소돼 사건이 병합됐다.

검찰은 "이미 중형이 구형된 점과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종전의 구형을 유지한다"며 구형 의견을 밝혔다.

구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로 인해 주변에 많은 분이 고통과 피해를 본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앞으로는 주어진 자리에서 조금이나마 사회에서 봉사하는 일원으로 착실히 살겠다"고 말했다.

구씨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반성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겠다고 약속하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구씨는 2020년 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병역 신체검사를 앞둔 의뢰인 40여명과 짜고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게 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씨는 의뢰인에게 병원에서 허위로 발작과 같은 뇌전증 증상을 호소해 관련 진료기록을 쌓도록 조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구선수 조재성, 축구선수 김명준·김승준, 배우 송덕호, 래퍼 라비 등이 구씨의 손을 거쳤다.

이들은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뇌전증은 뇌파나 MRI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환자가 지속해서 발작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 진단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 뇌파 검사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가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모 씨에 대한 변론을 마친 후 추후 선고기일을 지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