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블루 자이언트·괴담만찬
▲ 재즈에 미친 세 청춘의 피, 땀, 눈물 '블루 자이언트' = 고급 재즈 공연장에 온 것처럼 귀 호강을 제대로 하게 해주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다.

음악을 사랑하는 세 소년이 일본 최고의 재즈 클럽 '쏘 블루' 무대에 서기까지 과정을 따라간다.

이시즈카 신이치가 연재 중인 동명의 인기 만화가 원작으로,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등을 선보인 다치카와 유즈루 감독이 연출했다.

가장 큰 매력은 이 영화만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이다.

상영시간의 약 4분의 1을 라이브 연주가 차지할 만큼 음악을 들려주는 데 영화의 방점이 찍혔다.

제5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 부문 트로피를 가져간 우에하라 히로미가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직접 피아노 연주도 했다.

그는 원작 만화를 읽었을 때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색소포니스트 바바 도모아키, 드러머 이시와카 슌이 빚어내는 앙상블이 귀를 사로잡는다.

주인공은 재즈에 빠져 3년간 색소폰을 독학한 '다이'다.

그는 홀로 도쿄에 와 재즈 연주 팀 '재스'를 결성한다.

음악 학원을 운영하는 엄마 밑에서 피아노를 배운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 초보 드러머지만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슌지'가 그의 동료다.

배경도 실력도 다른 세 사람은 피, 땀, 눈물을 흘리며 재즈라는 공통의 꿈을 향해간다.

하이라이트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공연이다.

뭔가에 홀린 듯 몰아치는 연주는 실사 영화 못지않게 역동적이다.

뜨겁게 달아올라 푸른 빛으로 변하는 별 '블루 자이언트'처럼 이들 역시 푸르게 빛난다.

자신을 혹독하게 밀어붙이는 예술가를 다뤘다는 점에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위플래쉬'(2015)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블루 자이언트'는 보다 낭만적으로 재즈에 미친 청춘들을 보여준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특유의 과장된 연기도 귀엽게 다가온다.

10월 18일 개봉. 120분. 12세 이상 관람가.

[새영화] 블루 자이언트·괴담만찬
▲ 뷔페처럼 차려진 여섯 가지 공포영화 '괴담만찬' = 공포 장르에 일가견 있는 다섯 감독이 모여 만든 옴니버스 호러 영화다.

'분홍신'(2005)·'더 웹툰: 예고살인'(2013) 등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을 비롯해 '아랑'(2006)·'블라인드'(2011)의 안상훈 감독, '무서운 이야기'(2012)·'시간위의 집'(2017) 임대웅 감독 등이 각각 만든 단편을 묶었다.

카카오 인기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를 원작 삼아 다양한 현실 밀착형 공포를 다룬 게 특징이다.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꼽히는 시체스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개봉 전부터 세계 호러 팬들에게 주목받았다.

댄스 챌린지, 도박, 먹방, 교육열 등 각 단편이 내세운 소재는 저마다 다르지만, 인간의 욕심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꿰어 있다.

영화 속 모든 저주와 불행은 주인공들의 그릇된 욕망에서 시작된다.

영화의 문은 안 감독의 '딩동 챌린지'가 연다.

춤을 따라 추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댄스 챌린지에 관한 이야기다.

마녀 같은 모습의 여자가 소름 끼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만으로도 기괴함을 자아낸다.

강도들의 본거지인 한 모텔이 배경인 채여준 감독의 '잭팟'도 눈에 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도박으로 떼돈을 딴 남자가 이 모텔에 머무르게 되면서 겪는 일을 그렸다.

돈에 눈이 멀어 사람이기를 포기한 인간은 귀신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임 감독의 '식탐'은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는 듯한 독특한 형식을 내세웠다.

음식 빨리 먹기 대결을 하는 라이벌 관계의 두 먹방 BJ가 주인공이다.

서로를 이기기 위해 광기에 사로잡혀 꾸역꾸역 음식을 삼키는 이들의 모습과 끝에 밝혀지는 반전이 충격을 안긴다.

10월 18일 개봉. 118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