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홈 최종전 대타로 출전해 '뜨거운 환송' 받고 이별
고척과 작별한 이정후, 이제 'MLB의 시간' 다가온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8회 대타로 등장하자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말 그대로 끓어올랐다.

코끝이 찡한지 타석에 서서 콧잔등을 찡긋거리던 이정후는 곧바로 승부사로 변신해 삼성 투수 김태훈과 12구 접전을 벌였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키움에서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었던 김태훈은 줄곧 속구를 던져 이정후와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았고, 삼성 내야진은 좌타자용 수비 시프트를 걸었다.

팬들의 뜨거운 육성 응원 속에 이정후는 결국 내야 땅볼로 아웃돼 7년 동안 뛰었던 고척돔과 작별을 고했다.

사실상 'KBO리그와 작별'이나 다름없는 경기다.

키움은 아직 2경기가 더 남았지만,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이정후가 무리해서 출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10일 대타 출전은 홈 최종전이었기에 이뤄진 이벤트에 가깝다.

고척과 작별한 이정후, 이제 'MLB의 시간' 다가온다
이정후의 KBO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340, 출루율 0.406, 장타율 0.455, 1천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0.898이다.

이제 이정후에게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시간'이 열린다.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는 이정후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한다.

이번 MLB 스토브리그는 대형 야수 프리에이전트(FA)가 없는 상황이라 비교적 저렴하고 콘택트 능력 하나만큼은 검증받은 이정후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동료로 뛴 김하성이 성공한 덕분에 이정후의 평가가 높아졌다.

한국에 방문해 이정후를 여러 번 체크했고, 후반기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건강을 되찾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

고척과 작별한 이정후, 이제 'MLB의 시간' 다가온다
실제로 10일 이정후의 대타 출전 때는 고척돔을 직접 찾았던 피트 퍼텔러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구단 인사를 담당하는 총책임자가 지구 반대편까지 왔다는 건, 샌프란시스코가 반드시 이정후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

단장이 직접 방문하며 정성을 보여준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무려 11명의 선수가 중견수를 소화했을 정도로 확고부동한 중견수가 없었다.

구단이 기대하는 유망주 루이스 마토스가 올해 빅리그에 데뷔해 중견수로 57경기에 나섰으나 아직은 주전급으로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낸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드린다.

2018년 개정한 현행 포스팅 시스템 규정에 따르면, MLB 30개 구단은 자유롭게 이정후와 협상할 수 있다.

MLB 사무국이 이정후를 포스팅 공시하면 공기 기한인 30일 동안 물밑에서 치열한 영입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30개 구단 가운데 이정후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구단은 3∼4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