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온상지" 비판 받은 X, "최고 수준의 대응" 약속
반유대주의 등 혐오 표현 삭제…"테러 콘텐츠 확산 막기 위해 노력"
[이·팔 전쟁] 머스크, '표현의 자유' 백기?…"혐오 글·계정 삭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상황에서 가짜뉴스의 온상지가 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엑스'(X·옛 트위터)가 역풍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X 보안 팀은 10일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최근 몇일 간 X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에 관한 게시글이 5천만개 이상 올라오고 있다"며 "X 경영진은 현 상황이 최고 수준의 대응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최고 수준의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X 측은 전쟁에 관한 이용자들의 알 권리와 민감한 콘텐츠를 보지 않을 권리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 자사의 공익 정책을 지난 주말 동안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또 폭력적이거나 혐오 표현을 담은 게시글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하마스와 연계된 것으로 확인된 계정이나 X의 '트렌드' 키워드 조작을 시도한 계정 수백개를 삭제했다고도 밝혔다.

X 측은 온라인 테러 콘텐츠를 막기 위한 독립 기구인 '테러 대응을 위한 세계 인터넷 포럼'(GIFCT)과 협업해 테러 콘텐츠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에 X가 제공하던 기능인 '커뮤니티 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줄 것을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커뮤니티 노트는 X에 올라온 콘텐츠를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의견을 덧붙일 수 있는 기능으로, 그 내용은 해당 콘텐츠와 함께 이용자들에게 표시된다.

X 측은 "영상이나 사진에 덧붙여진 '커뮤니티 노트'는 그 콘텐츠가 공유(리포스트)될 때마다 나타난다"며 "이는 잠재적인 허위 정보와 싸울 수 있는 핵심적인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팔 전쟁] 머스크, '표현의 자유' 백기?…"혐오 글·계정 삭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이후 줄곧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규제를 완화해 온 X가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이번 전쟁에서 X가 가짜 뉴스와 혐오 표현의 주요 발원지가 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는 게시글이 X를 중심으로 확산했으나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이 외에 비디오 게임 속 연출 장면이 실제 전쟁 상황으로 조작돼 퍼지거나 반유대주의나 테러를 부추기는 혐오 게시글도 X에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를 두고 허위 정보를 모니터링하던 직원을 해고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에게 붙이던 '블루 체크'를 유료로 파는 등 머스크가 펼친 정책이 가짜 뉴스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10일 머스크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X에서 유럽 연합 법을 어길 수 있는 잠재적 불법 콘텐츠가 당국의 눈에 들어오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이것들을 적절한 시기에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린다 야카리노 X CEO는 예정된 강연 일정을 취소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X 측은 야카리노 CEO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월스트리트저널(WSJ) 테크 라이브 콘퍼런스 측에 불참 사실과 함께 "국제 위기 상황에서 야카리노와 그의 팀은 X의 플랫폼 보안 정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미 ABC 뉴스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