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거듭된 지적에 정황근 "틀렸다는 말 철회, 사과드려"
[국감현장] 농림장관, 통계 설전…野 "오만한 태도"(종합)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농가소득 등 통계수치를 놓고 여야 의원들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팩트 체크' 설전을 벌였다.

정 장관은 국감 초반부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이 제시하는 통계를 질의 중간에 치고 들어가 조목조목 반박해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무위원이 국감에 싸우러 온 것이냐'는 항의가 나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2002년과 2022년의 농업 총소득 현황 통계를 제시하면서 농가소득이 통계적으로 20년 전부터 낮아지고 있고, 농업경영비도 2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장관은 "농가소득은 작년 한 해 낮아졌다.

용어도 소득이라고 하면 안 되고 매출이라고 해야 한다"며 "옛날에는 삽 가지고 농사지었는데 지금은 트랙터 가지고 농사지으니 경영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정 장관의 발언에 질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자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정 장관이 거듭 안 의원의 질의 중간에 말을 끊고 답변을 이어가자 소병훈 농해수위원장은 "국무위원들 정말 이상하다.

싸우러 온 건가 답변하러 온 건가"라며 "듣기 영 거북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다시 안 의원은 도시근로자와 농업근로자 소득 격차 통계를 제시하며 질의를 이어갔으나 정 장관이 "그것도 잘못됐다.

잘못된 것을 제시해놓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안 된다"고 재차 제동을 걸었다.

안 의원은 "통계가 틀렸으면 제가 사과하고 장관께서 다른 말을 했다면 고발하겠다"고 맞받았다.

통계 수치를 둘러싼 설전은 국감 종료 전까지 계속됐다.

안 의원은 3차 질의에서 "농식품부가 제출한 통계 관련 답변서를 보면 '수치 이상 없다'고 확인하고 답변했다.

장관은 하실 말씀 있으시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장관은 "통계 수치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도시근로자와 농업근로자의 소득 격차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이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장관이 마치 내가 잘못된 수치를 인용한 것처럼 '수치가 틀렸다'고 했다"며 거듭 유감을 표명하자 정 장관은 "틀렸다는 말에 대해선 철회하겠다.

수치가 틀렸다고 제가 발언한 것은 사과한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장관이 국회의원이 질의하는 데 내용을 들어보지 않고 표만 보고 틀린 자료라고 했다"며 "그런 오만한 자세로 국감에 임하는데 이런 행태를 놓고 유야무야 넘어가선 안 된다.

위원장이 양당 간사와 협의해 장관 고발 건을 정식 의제로 만들어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정 장관의 '거침없는' 발언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이 "식량자급률은 왜 떨어지느냐"는 질의에 정 장관은 "지난해 데이터가 올해 나오면 자급률이 48% 정도로 회복될 것이다.

지켜보시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또 이 의원이 "모든 거시 지표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통계청 통계에서 도시 가구는 60세 미만이 모집단의 80% 이상이지만 농가소득은 60세 이상이 90% 이상으로 설계돼있다.

농업을 자꾸 비관적으로 그런 데이터를 인용하는 것은 우리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농업소득 관련 수치를 비롯해 양곡관리법, 농식품부의 산하기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인사 개입 의혹, 개 식용 문제 등이 다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