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광주광역시 등에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하고 설치돼 있는 정율성 흉상 등 기념시설도 철거하라고 권고했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을 발동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보훈부의 시정권고에 불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11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율성은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의 사기를 북돋운 군가를 작곡했을 뿐 아니라 직접 적군으로서 남침에 참여해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은 존중하지만 대한민국 정체성에 배치되는 인물에 대한 기념사업 설치·존속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정율성 기념시설이 있는 광주시, 광주 남구·동구, 전남 화순군·교육청·화순교육지원청 등 6개 지자체에 시정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즉각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광주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치사무는 위법한 경우에만 주무부 장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지만, 정율성 기념사업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부터 35년간 지속돼온 한·중 우호 교류 사업으로 위법한 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