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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여성친화적 기업문화 주창한 노벨상 수상자의 저출산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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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성별 임금 격차 등을 연구해온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등 대부분 선진국이 겪고 있는 저출산,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통찰력 있는 연구 성과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00여 년에 걸친 미국 대졸 여성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골딘 교수는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work)’가 남녀 임금 격차의 근본 원인임을 밝혀냈다. 노동시장에서 유연성이 적고 노동시간이 길어 훨씬 많은 보상을 받는 일자리를 일컫는다. 이는 고학력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시점부터 고전하는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 육아와 긴 노동시간은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근대적인 남녀의 역할 구분이 명확한 사회에서는 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로 여성이 저임금의 시간 유연성이 높은 일자리를 택했고, 이는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에서 고학력 여성들은 아이 낳기를 꺼리고, 이 경향이 지속되면 저출산 사회로 진입한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연한 일자리의 생산성을 높여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게 골딘 교수의 주장이다.

    그의 연구는 한국의 저출산, 저성장 해법을 찾는 데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남녀 간 임금 격차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고, 출산율은 세계 꼴찌다. 인구 절벽과 저성장 고착화 위기에 처한 한국이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저출산 문제를 해소해 나가기 위해선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 인력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골딘 교수는 일본을 예로 들며 특히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은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직장 내 문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여성 근로를 바라보는 인식, 출산과 육아를 보호하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지 못하면 남녀 간 임금 격차의 축소, 출산율 상승 전환을 바라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제도 개선과 인식 변화,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한 유연한 고소득 일자리 창출 등도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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