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타워 전광판의 ‘글로벌엑스’ 마케팅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국 나스닥타워 전광판의 ‘글로벌엑스’ 마케팅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강자다. 지난해 4월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양한 혁신성장테마 중심의 ETF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처음으로 ‘TIGER ETF’를 선보였다. 이후 국내 최초로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를 출시하는 등 혁신성장테마형 ETF를 주도했다. 8월 말에는 글로벌 혁신 테마의 10대 블루칩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TIGER 글로벌혁신블루칩TOP10 ETF’를 신규 상장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반도체, 모빌리티&그린에너지, 헬스케어&바이오테크 등 테마의 초대형 우량주를 담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양한 혁신성장테마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배경에는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운용자산(AUM) 규모는 총 293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40%에 이르는 121조원이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금융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분야로 알려진다. 미래에셋이 2003년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당시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선진 금융업체들과 경쟁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인 박현주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과 베트남,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영국,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콜롬비아, 호주, 홍콩, 룩셈부르크 등 14개 지역에 진출해 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ETF가 견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ETF는 540개가 넘는다. 총 순자산은 8월 말 현재 130조원 수준으로, 국내 전체 ETF 시장(100조원)보다 규모가 크다. 특히 유망한 ETF 운용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ETF 운용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스 ETFs’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의 ‘글로벌엑스’, 2022년 호주의 ‘ETF시큐리티스’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탁스팟’을 인수했다. 인도에선 ‘미래에셋 글로벌 인디시스’를 설립해 ETF 지수 개발부터 유동성 공급, 운용을 아우르는 글로벌 ETF 운용 생태계를 구축했다. 단순한 시장 규모 확대에서 나아가 미래에셋 글로벌 ETF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한국에서 ‘ETF 랠리 2023’을 개최해 글로벌 ETF 임직원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시너지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003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후 20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우량 자산을 발굴하면서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