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치러진 제4회 AICE 시험 감독관들이 온라인 시험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솔 기자
지난 6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치러진 제4회 AICE 시험 감독관들이 온라인 시험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솔 기자
국내 유일한 인공지능(AI) 테스트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에이스)에 응시생이 몰리고 있다. 지난 6~7일 열린 제4회 AICE 정기시험에 301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3회 정기시험에 이어 연속으로 3000명을 넘었다.

기업과 대학, 고등학교 사이에선 ‘AI 시험=AICE’가 공식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민간 자격시험 신설 후 1년이 채 안 돼 누적 응시생 1만 명을 넘어서면서 시장의 확실한 대세가 됐다.

전문가 시험 첫 시행 눈길

"취업때 가산점"…국내 유일 AI 시험에 3000명 몰렸다
9일 AICE 사무국에 따르면 4회 정기시험 응시자는 3000명을 웃돌았다. 작년 11월 1회 시험(1984명), 올해 4월 2회 시험(2600명), 7월 3회 시험(3416명) 등에 꾸준히 응시자가 몰리는 모습이다. 기업과 기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특별시험을 합치면 누적 응시자는 1만 명을 훌쩍 넘는다.

AICE는 한국경제신문사와 KT가 함께 개발해 운영하는 AI 교육·평가 도구다. ‘전 국민의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AICE를 만들었다. 응시자 수준과 연령 등에 따라 퓨처(초등학생)부터 프로페셔널(전문가)까지 총 5개 과정이 마련돼 있다.

이번 정기시험에선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프로페셔널 과정을 처음 시행했다. 36명 응시자 대부분이 AI·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관련 전문가로 알려졌다. 프로페셔널은 이미지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기반 AI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검증한다. 180분간 총 3개 문항을 제시해 8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식이다.

AICE사무국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 처리한 뒤 최적의 알고리즘을 적용해 AI 모델링하는 능력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전공자를 타깃으로 한 베이식과 준전문가에 알맞은 어소시에이트 등 총 세 종류 시험이 치러졌다.

활용 기업 꾸준히 늘어

AICE를 도입해 활용 중인 기업 및 기관은 지난달 130곳을 돌파했다. KT를 비롯해 신한은행, 하나은행, 대웅제약, 웅진씽크빅 등이 대표적 사례다. 단체 시험을 응시하는 것은 기본이다. 웅진씽크빅 등 일부 기업은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AICE를 도입했다. KT, HD현대중공업, 동원F&B 등 30여 개사는 직원을 채용할 때 AICE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AICE사무국 관계자는 “AICE를 직원 평가에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특별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싶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기본적인 AI 소양을 기르는 발판으로 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과생’ 등 이공계와 거리가 먼 비전공자의 참여도 늘고 있다. AI 분야 강사인 김으뜸 알고링크 대표는 “요즘은 개발자가 아니어도 나이와 직군 가리지 않고 AI 기술 활용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챗GPT’ 등장 이후 주목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알고링크는 AI 분야 강사 에이전시다. 이 회사 소속 강사 6~7명은 일찌감치 AICE 어소시에이트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대표는 “AI 기초를 배우고 활용 능력을 인증하는 게 경쟁력인 시대가 되고 있다”며 “과거 컴퓨터 보급이 확산하던 때 ‘컴퓨터활용능력’이나 ‘정보처리기사’가 필수 취득 자격증으로 꼽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성균관대는 AICE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졸업 요건의 하나로 지정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