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지역 떠나는 이웃들…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1987년 12만명…1998년 6만, 2012년 5만, 2022년 4만 붕괴
'탈지역' 심화 속 인구회복 외침…태백 시민은 "공허한 메아리"
"오늘 지인이 인천으로 이사를 했다.

이제는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인다.

'
강원 태백시민 A 씨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내용이다.

A 씨는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태백의 현실을 어두운 그림자가 길어지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시민은 댓글에서 "죽는 날까지 태백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까지 하나둘 떠나고 있다"며 계속되는 인구 감소를 안타까워했다.

태백시 인구는 1987년 12만208명이었다.

그러나 1989년 탄광 구조조정인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1998년 6만명이 무너진 데 이어 2012년 5만명, 2022년 8월 4만명 선이 잇따라 붕괴했다.

'탈지역' 심화 속 인구회복 외침…태백 시민은 "공허한 메아리"
◇ "돌아오는 태백 건설" 외쳤지만 2.3% 또 감소
'떠나는 태백에서 돌아오는 태백 건설'을 기치로 출범한 민선 8기 이상호 시장은 2027년 인구 4만2천명 회복을 약속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미영 태백시의회 의원도 최근 5분 자유발언에서 "정주 인구 4만2천명 기준의 태백시 인구감소 대응 투자 계획에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최 시의원 견해처럼 최근 1년간 태백시 인구는 3만9천637명에서 3만8천729명으로 2.3%인 908명이 줄었다.

이는 한 달 평균 76명씩, 한 해 동안 시민 1천명 중 23명이 태백을 떠난 것이다.

'탈지역' 심화 속 인구회복 외침…태백 시민은 "공허한 메아리"
'탈지역' 심화 속 인구회복 외침…태백 시민은 "공허한 메아리"
◇ 내년에는 장성광업소 폐광에 대학도 문 닫을 위기
젊은 층의 감소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 태백시 인구 추이를 보면 60세 이상은 1만4천963명에서 1만5천168명으로 1.4%인 205명 증가했다.

반면 60세 미만은 2만4천674명에서 2만3천561명으로 4.5%인 1천113명 줄었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사실상 첫 폐광 대체 산업인 강원관광대학교가 학생을 유치하지 못해 문 닫을 위기에 몰렸고, 지역 최대 기업인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도 2024년 폐광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준수 바른&정책연구소 소장은 9일 "인구 감소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대체 산업 육성에 실패한 태백은 극심한 일자리난으로 '탈(脫)지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에서 민선 8기의 '인구 회복' 외침은 시민에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