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러시아에 새로 진출한 해외 브랜드 16개…4년 만에 최다
샤넬·자라 떠난 러시아 쇼핑몰, 튀르키예 브랜드들이 채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많은 서방 소비재 브랜드들이 러시아를 떠났다.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 H&M 등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물론 샤넬, 디올, 프라다, 티파니 등 명품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러시아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브랜드들도 생겨났다.

러시아 매체 RBC는 5일(현지시간) 올해 러시아에 새로 등장한 외국 소비재 브랜드가 총 16개로 2019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NF그룹'에 따르면 올해 1∼9월 의류·신발, 가정용품 부문에서 16개 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에 새로 진출한 외국 소매 업체 수는 2019년 26개에서 2020년 13개, 2021년 15개, 2022년에는 11개로 감소 추세였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 23개 외국 회사가 러시아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34개 외국 회사는 러시아 사업을 다른 업체에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러시아 쇼핑센터의 많은 매장이 빈 곳으로 남게 됐으며, 올해 1분기 기준 모스크바 쇼핑센터 공실률이 14.5%에 달했다고 NF그룹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빈 매장들을 채우는 새로운 외국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서방 브랜드들이 돌아온 것은 아니다.

주로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올해 러시아에 진출한 16개 외국 기업 중 9개가 튀르키예 의류·신발, 가정용품 업체다.

벨라루스 업체가 3개로 뒤를 이었다.

에스토니아 속옷 업체, 키르기스스탄 의류·신발 업체, 호주 스포츠 의류 업체와 함께 한국 의류·신발 업체도 1곳 러시아에 새로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NF그룹 예브게니아 카크베르디에바 이사는 "러시아 시장에 신규 브랜드가 증가한다는 것은 러시아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러시아 사업을 개발하려는 외국 기업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우프만 브랜드 에이전시의 스타니슬라프 카우프만은 미국·유럽의 인기 브랜드가 아닌 그 하위에 있는 소위 2∼3급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브랜드에 대해 "홍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글로벌 대기업과 비교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종종 품질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러시아 시장은 이런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