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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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병원 네트워크인 카이저퍼머넌트 노조가 4일(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국 의료 시스템이 정상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이저퍼머넌트 노조는 이날부터 7일까지 3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의사, 간호사, 약사 및 병원 사무직원 등 7만 5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7만 5000명의 의료직 종사자가 한꺼번에 파업에 참여한 건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카이저퍼머넌트는 미국 서부 지역에 거점을 둔 병원 네트워크다. 콜로라도주를 비롯해 메릴랜드, 버지니아주 등에 있는 40여개 병원과 620개의 진료소에서 환자 1270만명을 관리한다. 환자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이저퍼머넌트는 임시 직원을 고용할 방침이다.

카이저퍼머넌트 노조가 파업에 나선 배경엔 열악한 근무 환경이 있다. 앞서 카이저퍼머넌트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기간(2021~2022년) 이른바 '대퇴사' 현상으로 미국의 의료 분야에서 500만명 이상이 퇴직했고, 종사자의 3분의 2가 번아웃을 경험하면서 퇴직 비율이 20%에 달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카이저퍼머넌트 노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을 회사 측에 요구해왔다. 최소 1만명 이상의 신규 직원을 선발하고, 2년간 임금 6.5%씩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수익이 개선된 것을 임금에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절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카이저퍼머넌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504억달러, 영업이익 33억달러를 기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