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8강전 북한과 일본의 경기가 끝나고 북한 선수들이 심판에게 달려들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8강전 북한과 일본의 경기가 끝나고 북한 선수들이 심판에게 달려들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심판을 밀치는 등 행동을 보인 것과 관련해 일본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북한 축구가 "반스포츠적 행동"을 했다면서 관련 영상을 첨부한 의견서를 3일 FIFA와 AFC에 보냈다.

요미우리, 아사히신문 등은 "해당 경기에서 북한 선수들의 악질적인 태클이 있었고 일본 스태프에게 물병을 요구하며 주먹을 드는 등 행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어떤 장면이 담긴 영상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1일 일본이 북한을 2대 1로 이기고 4강에 진출한 경기에서 북한은 과격한 태클 등으로 옐로카드를 6장을 받았다. 특히 후반 27분쯤 경기가 잠시 중단된 사이 북한 수비수 김유성은 물병을 든 일본 스태프에게 다가가 물병을 가로챈 후 해당 스태프를 때리려고 시늉하기도 했다. 김유성은 태연히 물을 마셨으나, 이를 본 주심은 그에게 즉시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북한의 비신사적인 행동은 보였다. 후반 35분 북한이 일본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패한 뒤 북한 선수들은 일제히 주심에게 몰려가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수비수 김경석은 두 차례 주심을 밀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부심이 말렸지만 북한 선수들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스태프들까지 몰려와 만류하자 비로소 상황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신용남 북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몇몇 선수들이 조금 흥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심이 공정하지 못했다. 이는 축구에 대한 모욕"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아사히 신문 글로벌판은 '북한 축구가 일본에 패한 후 심판에게 달려간 5가지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 시합 성적에 따라 처우가 달라지는 점 ▲북한에서 스포츠는 전쟁 같다는 점 ▲북한 내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축구를 주목한다는 점 ▲일본에는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이 매체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 선수들에게도 천국과 지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장소"라면서 "이번 대표 선수들은 8강에서 패하면 다음 국제대회에 나올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탈북자를 인용해 "준준결승에서 졌다면 (선수들이) 노동단련대에 끌려갈 수도 있다"며 "그 정도까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군대에 가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